과민반응 일으키는 ‘아나필락시스’… 사망까지 불러
과민반응 일으키는 ‘아나필락시스’… 사망까지 불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8.28 15:58
  • 호수 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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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약물·벌레 등 다양한 원인… 심하면 호흡곤란·기도질식 등 발생

혈액검사, 경구유발검사로 진단… 알레르기 물질과 멀리하는 게 최선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최근 소방청에서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벌의 독 자체는 치사율이 매우 낮은 편이지만, 만약 벌 독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과민성 반응으로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대해 몸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몸에서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알레르겐)이 들어오면, ‘IgE’라는 항체를 만든다. 

이후 면역 반응을 일으켰던 물질이 다시 몸속에 들어오게 되면 염증 세포 표면에 붙어 있던 IgE와 결합하면서 수 분 안에 다양한 화학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영향으로 급성 호흡곤란, 혈압 감소, 의식소실 등 쇼크 증세와 같은 심한 전신반응이 일어난다.

안진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매우 짧은 시간에도 반응이 일어날 수 있고, 아주 소량의 알레르겐에 다시 노출되더라도 수 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의 원인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밀가루, 메밀, 땅콩 그리고 새우나 가재 등과 같은 갑각류 음식이 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모든 음식물이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치료를 위한 약물(항생제, 해열진통제, 조영제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개미나 벌 등 곤충에게 물릴 때, 심지어 운동으로도 아나필락시스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상승하면서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여름철은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하는 시기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벌에 쏘이면 해당 부위만 붓고 아픈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중증 반응으로 이어져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특정 음식을 먹은 뒤 운동하면 반응이 나타나는 음식물 의존성 운동 유발성 아나필락시스도 있는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데에는 매우 많은 경우가 있어 정확히 검사를 통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아나필락시스의 증상

아나필락시스가 생기면 초기엔 얼굴에 따끔거리는 느낌, 피부 또는 점막에 두드러기나 가려움, 홍반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기관지 근육에 경련과 수축을 일으켜 호흡곤란과 천명, 저산소증, 코막힘, 콧물 등이 나타나고 혈압의 감소로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생긴다.

더불어 정신을 잃거나 자신도 모르게 대소변을 보기도 하며, 목젖을 중심으로 하여 후두 부위에 심한 혈관 부종이 생기면 기도가 막혀 질식을 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의 무서운 점은 대개 30분 이내에 급성으로 증상이 발생하며, 심하면 사망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의 신인 아이돌이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안진 교수는 “반응이 나타난 즉시 치료하면 별다른 문제 없이 대부분 회복하지만, 늦어지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신이 어떤 알레르기가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나필락시스의 진단

알레르기 확인을 위해서는 언제 반응이 나타나는지 발생 상황을 파악하는 병력 청취와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검사로는 소량의 항원을 피부에 떨어뜨려 반응을 확인하는 ‘피부반응검사’가 있으며, 혈액에서 특이 lgE를 확인하는 ‘MAST’와 ‘ImmunoCAP’ 검사가 있다. 좀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유발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다. 

특히, 약물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의심 약물을 먹어서 확인해보는 ‘경구유발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유발검사의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 반응이 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처치할 수 있는 의사와 함께 검사 도중 몸 상태를 체크하고 해야 한다.

◇아나필락시스의 치료

아나필락시스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을 보고 아나필락시스를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다. 원인 알레르겐을 피하는 게 가장 좋지만 사회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원인 알레르겐을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에는 면역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알레르겐을 몸에 반복 노출해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면역치료를 통해 실제 꽃가루, 곰팡이 등 원인 알레르겐에 노출 시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눈, 코뿐만 아니라 전신 증상이 심하거나 기관지 증상까지 있는 경우라면, 알레르기 증상의 근본적인 치료로 면역치료를 추천하고 있다.

안 교수는 “면역치료는 대체로 3~5년간 시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치료 기간이 다소 길지만, 치료 후 알레르기 증상이 없는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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