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어르신, 우리 주민들이 돌볼게요”…무료급식에서 지역돌봄, 돌봄사각지대 발굴까지 앞장
“동네어르신, 우리 주민들이 돌볼게요”…무료급식에서 지역돌봄, 돌봄사각지대 발굴까지 앞장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9.04 09:18
  • 호수 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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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마포구청장(왼쪽)이 급식기관을 방문해 효도밥상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왼쪽)이 급식기관을 방문해 효도밥상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주민 봉사단 300명 선발해 모든 洞서 노인 무료급식 

충북 단양군 유암1리 주민 13명, 요양보호사 취득해 돌봄마을 변신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지난 6월 충북 단양군 영춘면 유암1리에 사는 정철영(50) 이장을 비롯한 13명의 마을 주민이 ‘42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 응시해 전원 합격하며 화제를 모았다. 정 이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이론과 실기교육 수강을 위해 올 2월부터 9주간 30분이 넘는 거리의 읍내까지 매일 오갈 정도로 큰 열정을 보였다. 이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건 자체적으로 마을 어르신들을 돌보기 위해서였다. 

정철영 이장은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을 통해 주민 스스로 마을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돌봄 마을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가나 지자체가 중심이 아닌 마을 주민이 어르신 돌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암1리의 경우 ‘충북도 행복마을사업’을 통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등 자체적으로 돌봄 계획을 수립하고 나섰다. 

행복마을사업은 저발전지역 7개 시·군(제천‧보은‧옥천‧영동‧증평‧괴산‧단양)을 대상으로 마을 주민이 스스로 살기 좋은 마을을 조성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1단계에서 20개 마을에 각각 500만원을 지원하고, 평가를 통해 2단계에서 최대 5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90명이 모여 사는 유암1리는 지난해 1단계 사업으로 어르신 약 달력을 만들어 배부하고 주민명함 제작, 마을 꽃길 조성 사업을 추진해 도내 최우수 행복마을에 선정됐다. 올해는 2단계 사업으로 요양보호사 자격증과 함께 수납정리 전문가 자격증 취득, 비상벨 설치, 안심 마을길을 위한 태양광 설치 등을 진행한다.

또한 서울 마포구에서 지난 4월부터 시작한 효도밥상은 대표적인 주민참여 사업이다. 

효도밥상은 지자체 최초로 노인층의 결식과 고독을 방지하기 위해 75세 이상 어르신에게 주 6회 무상으로 점심식사를 지원한다. 

8월 현재 마포구 주민 36만여명 가운데 노인인구는 5만6000명 가량된다. 그중 75세 이상이 2만5000여명이고 6800여명은 홀몸노인이다. 이중에서도 결식 우려가 예상되는 주민은 6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마포구는 어르신 결식 예방을 위해 6개 동의 7개 급식기관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해, 8월까지 4개월간 총 221명의 어르신에게 식사를 지원했다. 급식기관 반경 200m~400m 내 거주하는 결식 우려 어르신들에게 안내 후 개별 신청을 받아 대상자를 선정했다.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려면 식재료 구입비뿐 아니라 음식을 제조‧배식하는 인력에 대한 인건비도 상당히 소요된다. 마포구에서는 300여명의 주민 봉사단을 모집해 이 인건비를 줄였고 주민을 비롯해 지역‧기관의 후원을 통해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민 봉사단은  배식, 말벗 봉사와 함께 식사시간에 오지 않는 어르신을 파악, 전화나 방문으로 안부를 확인해 복지사각지대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또 8월 9일부터는 효도밥상을 16개 전체 동으로 확대했다. 효도밥상 기관 10개소를 추가해 총 421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어르신 점심 한 끼에 정성을 보태려는 주민과 지역 상인, 기업의 후원금 기탁이 줄을 이으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반찬을 대량 조리할 수 있는 ‘효도밥상 조리센터’ 건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주민 주도로 돌봄서포터즈를 양성하는 곳도 있다. 대전 대덕구는 8월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돌봄 지원 역할을 수행할 ‘돌봄 서포터즈-통합돌봄 모니터링단’을 출범했다. 56명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은 올해 초 선정된 보건복지부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의 우선 관리 대상자인 75세 이상 거동 불편 노인들에 대한 사전조사 활동에 나선다. 

지역 내 고령자들의 집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생활환경을 살피는 등 활동을 한다. 또 안부 확인 후 돌봄서비스 연계가 필요한 노인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에 서비스를 안내한다.

인천 계양구도 지난달부터 주민이 주도해 복지사각지대 어르신을 발굴해 돕는 ‘돌봄지원가’를 운영한다. 계양구는 지난 7월 23명의 돌봄지원가를 선발했다. 

돌봄지원가는 지역을 잘 알고 대상자 근처에 거주해 돌봄 공백기에 안부 확인, 일상생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관내 대학생, 민간 사회복지사, 명예사회복지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로 구성했다. 

이들은 지역사회 노인 통합돌봄 대상자를 발굴하면서 대상자의 복지서비스 연계, 안부 확인, 정서적 지원, 일상생활 편의 제공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주도적 돌봄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계양구 관계자는 “이번 사업 추진을 통해 주민이 주민을 돌보는 시스템 구축과 취약계층을 발굴해 어르신들과 주민 모두 행복한 계양구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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