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웅 대한노인회 서울 관악구지회장 “어른다우려면 고집 버리고,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배정웅 대한노인회 서울 관악구지회장 “어른다우려면 고집 버리고,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9.04 10:33
  • 호수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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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봉사로 일관한 삶… 노인 지팡이 무상수선해 ‘지팡이박사’ 별칭도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운영비 인상 등 취임 2년 내 달성해 보람 느껴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배정웅(80) 서울 관악구지회장은 대한노인회에서 가장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 중 한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임 2년여 만에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 경로당 운영비 인상, 노인일자리 확충 등의 난제를 해결했고, 어버이날·노인의 날 등 주요행사 예산을 수배씩 증액했고, 지회 업무차량까지 마련했다.  

배 지회장은 “관악구청장, 구의회 의장 등의 적극적인 협조로 지난 5월부터 경로당 회장들께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며 “앞으로 통·반장(30만원) 수준으로 인상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배 지회장은 일찍이 경로당 회장이 되기 전부터 봉사에 앞장섰다. 50세 때 사비로 경로당 현판을 제작해 달아주었고, 간간이 음료수나 금일봉을 전달했다. 회장이 되고나선 경로당에 탁구장, 당구대 등을 설치해 20여명에 불과했던 회원을 단번에 70명 선으로 끌어올렸다. 노인대학장 시절에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회원들의 건강을 증진시켰으며, 수석부회장 때는 관내 어르신들의 지팡이를 무료로 수리해줘 미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배 지회장은 이 같은 탁월한 능력과 열정적인 봉사 정신을 인정받아 올해 1월 국회에서 수여하는 ‘2023 제3회 대한민국 공헌대상’ 봉사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 관악구민은 48만6000여명, 노인인구는 8만3000여명이다. 대한노인회 관악구지회에는 110개 경로당, 회원 7000여명이 있다. 

배정웅 지회장은 20여년 회사생활을 마치고 건축업에 종사했다. 36년여 비행청소년 선도 등 각종 캠페인과 행사를 펼쳤다. 기부활동에도 앞장서 2050만원의 장학금 지급, 8557만원 상당의 불우이웃돕기, 7000만원 상당의 범죄예방활동지원 등 총 2억6000만원 상당을 지역사회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지원해왔다. 

대한노인회 관악구지회 경로당 회장, 노인대학장, 지회 수석부회장을 거쳐 지난 2022년 6월에 제17대 관악구지회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새마을훈장 협동장을 비롯 대통령 표창 3회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를 지급한다고.

“경로당 회장을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위촉해 매달 1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취임 1년이 채 안된 시점에 1호 공약을 실현한 것에 보람을 느낌과 동시에, 이 자리를 빌려 어려운 구청 살림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 복지 증진에 협조해주신 박준희 구청장과 구의회 의장, 의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배정웅 관악구지회장(사진 중앙)이 지회장 취임식 날 직원들의 축하를 받고 기념촬영했다. 배 지회장 오른편이 변복순 사무국장.
배정웅 관악구지회장(사진 중앙)이 지회장 취임식 날 직원들의 축하를 받고 기념촬영했다. 배 지회장 오른편이 변복순 사무국장.

배 지회장은 어버이날과 노인의 날 기념식 예산 인상과 관련해서도 성취감을 느낀다. 지금까지는 이들 주요행사를 구청 주관 하에 각각 400만~500만원 한도에서 치르던 것을 지회가 주관하기로 하고, 행사 비용도 각각 2000만원으로 상향한 것이다.

배 지회장은 “어르신들 잔치 날이라고 먼 곳에서 힘들게 찾아오셨는데 시상식만 하고 수건 하나 받아들고 돌아가게 하면 되겠느냐”며 “그날 하루 노래와 춤으로 즐겁게 해드리고, 식사도 대접하고, 행운권 추첨으로 상도 푸짐하게 드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관악구지회는 지난 5월, 예년과 달리 어버이날에 700여명을 초청해 성대하게 행사를 치렀다.

-경로당 운영비 인상도 공약 중 하나다.

“경로당 운영비를 30% 인상했는데 아마 서울에서 가장 많이 인상했을 것이다.”

-지회장 활동비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30여년을 무보수로 봉사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무보수로 자원봉사하겠다는 의미로 활동비 전액을 지회 운영비로 돌렸다.”

-노인일자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9개 공익형사업과 5개 사회서비스형사업에 총 1172명이 참여한다. 가장 많은 일자리는 경로당중식도우미로 225명이고, 그밖에 노노케어‧공공자전거따릉이‧관악산 둘레길‧친환경수경재배 사업 등에 골고루 참여한다. 일자리전담직원이 9명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대표적인 경로당활성화 사업이라면

“전체 경로당에 중식을 제공하고 있고, ‘찾아가는 영화관’이라고 해서 화제의 영화를 상영한다. 그리고 은빛연주단과 합창단을 조직해 아름다운 선율과 흥겨운 가락으로 어르신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하고 있다.”

-평생 봉사의 삶을 살아왔다. 

“현재 관여하는 사회단체가 한국인권진흥 중앙회장, 한국노인인권협회 이사 겸 연구위원, 한국효도회 서울연합회장, 관악구문화원 부원장, 관악구청 정책자문위원, 중앙대 총동창회 상임이사, 서울연합회 경로당지도사협의회장 등 7개 단체이다. 과거 민주평통 자문위원, 법무부 범죄예방 관악구회장, 형사조정위원, 새마을지도자 관악구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가장 오랜 시간 봉사한 단체는.

“새마을지도자로 어려운 이웃에 연탄배달도 하고, 베트남 등지에 학교를 짓는 일에도 참여했다.” 

-봉사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

“(사무실 한켠에 걸려있는 ‘적선여경(積善餘慶)’이란 글자를 가리키며) 우선 마음이 편안해지고, 저 글대로 좋은 일을 많이 하면 후손도 잘된다.” 

-총 2억6000만원 상당을 지역사회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지원했다. 어떻게 그 많은 돈이 가능했나. 

“그 중에는 단체 명의도 있고 사비도 있다. 20여년 다니던 회사를 나와 건축업을 하면서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할 만큼 벌었다. 제가 아들을 둘 뒀다. 아버지와 두 아들이란 의미도 있지만, 마음이 부자라는 의미에서 ‘삼부자(三富者)’라고 자랑하곤 한다(웃음).” 

-‘지팡이박사’라는 별칭을 듣기도 했다.

“노모의 지팡이 끝에 달린 고무가 닳아 짚을 때마다 미끄러지는 걸 보고 고무를 바꿔 드린 적이 있다. 그 일이 계기가 돼 관악구 어르신들의 지팡이 고무를 무상으로 교환해드렸다.”  

-서울연합회 경로당지도사협의회 회장이기도 하다.

“경로당을 순회하며 회계 업무, 각종 규정 등 운영 전반을 교육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서울의 25개 지회에 5~6명씩 있다.”  

-어른다운 어른이란. 

“고집을 버리고, 조금 참고, 이해하고,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배정웅 관악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내년 상반기에 관악구지회 노인회관이 완공되면 더 쾌적한 환경 속에서 어르신들을 모실 수 있게 된다”며 “예정대로 준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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