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김작가의 웃으면 젊어져요 4] 가볼만한 노인대학
[백세시대 / 김작가의 웃으면 젊어져요 4] 가볼만한 노인대학
  • 김재화 작가·유머코디네이터
  • 승인 2023.09.04 11:06
  • 호수 8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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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대학서 강의해보면 아줌마들 이상으로 호응이 좋아 자주 가고 싶고, 때론 학생으로 앉아 나 말고 다른 재밌는 선생님들 강의도 듣고 싶어지더라.

그런데 노인들께 노인대학 입교를 권유하면 열에 여덟, 아홉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이 든 사람들이 많아서 싫어.” 

아니 노인대학에 노인이 오는 거지, 뭐 유치원 갈 아이들이 오거나 군대 갈 청년들이 오나…?!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당사자는 나이 든 사람이 아닌가 말이다. 

그러다 보니, 젊어선 일하느라 막상 못 다닌 대학교를 나이 들어서 가긴 가는데, <서울공대>이다. 놀라지 마시라. 서럽고 울적해서 공원에나 가는 걸 서울공대라 하니까. 

멀리 <동경대>를 가는 분도 있다. 동네 경로당이다. <부경대>는 부부가 경로당 나가는 경우이고, 오직 <전국대>를 다니는 사람도 있는데, 전철과 국철을 무료로 타고 여기저기 그냥. 

좀 나은 대학이 <연세대>인데, 연금으로 세상 구경하며 보내는 이들, 고상한 여행을 다니는 <고려대>도 있고.

이제 상당히 센 대학인데, 서로 위로하며 강하게 사는 <서강대>, 건강하게 국민연금으로 잘 사는 사람은 <건국대>를 간다.

그런가 하면 <해병대>도 있는데, 해피하게 평생 병 안 걸리는 대학이라나!

이런 대학들 부담되는 사람들이 갈만한 대학이 따로 있다. 특수 대학들인데. 가수 김흥국이 총동창회장인 <들이대>는 안면이고 뭐고 없이 마구 들이대는 학교. 흔들리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지지대>도 다닐만하고.

<청와대>는 가히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학이나 요즘 휴교 중이니 가지 말고, <건조대>나 <싱크대>를 자주 기웃거리면 남편은 아내에게 칭찬 듣고, <해운대>는 여름학교이니 이제 당분간 문 닫는다.

이제 절대 가서는 안 될 대학이다.

<경포대>, 경제를 포기하면 쓰겠냐고. <낚싯대>는 주로 혼자 가는데, 가족들의 원성이 대단하다. <담뱃대>는 예전에 다녔으면 재입학하지 마시길. 건강에 안 좋으니 말이다. 

<낙성대>는 2호선 명문대 노선에 있다고 뻥을 치는데, 잘못 입학원서 썼다가 돈만 날리게 되는 유령대학이다. 

진짜 기필코 안 가야 할 대학, 전액 장학금을 준다 해도 말이다. 우선 일본어로만 강의하며, 주변 나라들에게 신경과 걱정을 끼치는 <자위대>이다.

여러분은 현재 어느 대학에 다니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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