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차 방한했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8월 10일 경기도 고양시 국립암센터를 방문해 폐포성연부육종이라는 희귀암으로 투병 중인 권나영(19)양을 만나 격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은 반 총장이 자신을 만나고 싶다는 권나영 양의 소원을 받아들여 권양을 만났다고 8월 26일 밝혔다.
2008년 7월 암센터에 입원한 권양은 올해 봄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에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외교관인 반기문 총장을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접수했고, 메이크어위시재단을 통해 이를 접한 반 총장이 흔쾌히 권양의 소원을 들어준 것.
반 총장은 10일 오후 3시 국립암센터 검진동에서 권양을 만났으며, 예정된 30분을 넘겨 50분 동안 권양을 격려했다.
메이크어위시재단에 따르면 반 총장은 권양을 만나 장티푸스를 앓은 경험을 이야기하며 “용기 있는 사람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 암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병과 싸워 외교관의 꿈을 이루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권양의 어머니 한순임(47)씨는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반 총장은 자상하고 편안한 인상이었다”며 “딸이 그토록 보고 싶어 한 반 총장과 만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한씨는 “나영이도 반 총장을 보니 병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꼭 외교관이 돼 반 총장처럼 세계 각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유엔의 로고가 새겨진 은제 보석함을 권양에게 선물했으며, 권양은 병실에서 만든 종이공예 액자를 반 총장에게 선물했다.
메이크어위시재단 관계자는 “반 총장께서 병문안 사실이 알려지면 취재진이 몰려들어 권양의 치료에 방해가 될 것으로 염려해 자신이 미국으로 돌아간 뒤 병문안 사실을 알릴 것을 부탁했다”고 병문안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까닭을 밝혔다.
반 총장은 8월 9일 휴가차 방한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빈소 방문 등의 일정을 마치고 19일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으로 돌아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