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66]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들어라
[채근담 다시 읽기 66]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들어라
  • 관리자
  • 승인 2023.09.1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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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거슬리는 말을 들어라

귀로는 항상 거슬리는 말을 들으며, 마음속에 늘 어긋나는 일이 있다면, 이것이 곧 덕을 쌓고 행실을 다듬는 숫돌(砥石)과 같은 것이다. 만일 말마다 귀를 기쁘게 하고 일마다 마음을 즐겁게 하면, 이것이 곧 일생을 짐독(중국 전설의 새인 ‘짐새’의 깃에 있는 맹독) 속에 파묻어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耳中常聞逆耳之言, 心中常有拂心之事, 纔是進德修行的砥石,

이중상문역이지언  심중상유불심지사  재시진덕수행적지석

若言言悅耳, 事事快心, 便把此生, 埋在鴆毒中矣.

약언언열이  사사쾌심  편파차생  매재짐독중의

◆만해 강의

충고하는 말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행동에는 이로우며, 남의 제지나 사물의 방해는 내 생각과 어긋나는 것이라 마음에는 거슬리지만 나의 교만하고 게으른 폐단을 억제해 준다. 그러니 내 덕을 쌓고 행실을 바르게 하는데 이롭다. 

어떤 사람이 무례하게 욕하고 꾸짖는 말로 귀를 거슬리고, 모욕하는 행동으로 마음을 어지럽히더라도, 이것은 오히려 나로 하여금 욕됨을 참는 덕과 몸가짐을 삼가는 품행을 높여줄 것이다. 

그러므로 귀에 거슬리는 말과 마음에 어긋나는 일은 다 덕(德)의 녹을 없애고 행(行)의 때를 벗기는 숫돌과 같은 것이다. 

아첨하는 말로 귀를 기쁘게 하고, 알랑거리는 일로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오히려 갈고 닦는 공을 없애버리고 단련하는 길을 잃게 하니, 이는 일생을 짐독 속에 파묻어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어진 임금은 앞에서 바른말을 하는 곧은 신하를 사랑하고, 군자는 착한 일을 권하는 이로운 벗을 존경한다.

◆한줄 생각

‘좋은 약은 입에 쓰다’(良藥苦口)는 말은 동양의 명언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쓴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칭찬받기를 원하고 더 나아가 찬양받기를 원하는 게 사람의 마음. 훌륭함은 본능을 거스르고 뼈를 깎는 자기 수양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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