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워 균형 잃고 속이 메스꺼운 ‘전정신경염’의 증상과 치료
어지러워 균형 잃고 속이 메스꺼운 ‘전정신경염’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9.11 15:30
  • 호수 88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정신경에 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 수 시간 이상 어지럼증 나타나 

안진검사 통해 안구 움직임 확인… 걷기와 요가 등 가벼운 운동이 도움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인기 먹방 유튜버 ‘천뚱’ 임정수 씨는 최근 오랜만에 자신의 채널에 영상을 올리면서 지난 8개월간 ‘전정신경염’을 앓아왔으며 이 때문에 유튜브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임씨는 “올해 1월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껴 병원을 찾은 결과 전정신경염 진단이 나와 치료를 받아왔고, 현재는 99% 완치가 된 상태”라고 전했다.

누구나 한 번쯤 주위가 핑 도는 듯한 어지럼증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목욕을 하거나, 한곳에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서는 도중 어지럼증을 느끼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어지럼증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지지만, 일부에서는 구토를 유발할 정도로 심한 어지럼을 느끼거나, 몇 시간 동안 지속돼 일상생활이 힘이 들 정도가 되기도 한다.

심현준 의정부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평형기관의 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며 “특히나 어지럼증이 매우 심하게 나타나 몸의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이거나, 심한 메스꺼움, 심지어 구토까지 하는 경우에는 빨리 치료하지 않는 경우 평형기관이 손상되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고 낙상사고와 같은 2차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전정신경염의 증상

사람의 귀 깊은 곳에는 몸의 자세를 느끼도록 하여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평형 기관이 있다. 이 평형 기관의 전정과 반고리관으로부터 감각을 받아들이는 신경을 ‘전정신경’이라고 한다. 

전정신경염은 바이러스 감염 등의 원인에 의해 전정신경에 염증이 발생해 심한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느끼고 균형 잡기가 힘들어지는 질환이다.

전정신경염이 있으면, 갑자기 주변이 계속 빙빙 돌아가거나 물체가 흔들리는 듯한 심한 어지러움이 발생한다. 이러한 어지러움은 몇 분 만에 멈추지 않으며, 수 시간에서 수일 정도 지속된다. 

이로 인해 제대로 걷기 힘들어지고 메스꺼움과 구토, 오한 등 가벼운 감기 증상까지 나타난다. 이것은 마치 놀이동산에 있는 회전의자를 며칠간 계속 타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과도 같다. 

또한 한쪽으로 평형기능이 기울어지기 때문에 머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하고 똑바로 걷고 싶어도 신체가 균형을 잡지 못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듯한 증상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증상 때문에 며칠 동안 누워 지내야 할 수도 있다. 며칠 만에 호전될 수도 있지만 길게는 수주에서 수개월간 어지러움이 지속되기도 한다.

◇전정신경염의 진단

발병 초기에는 눈의 움직임이 진단에 많이 이용된다. 전정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면 눈동자가 모든 방향에서 동일하게 한쪽으로 떨리는 안진 증상이 발생한다. 

이땐 안진검사를 통해 비정상적인 안구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외 전정유발근전위검사, 냉온반응검사 등을 통해 전정기능의 저하정도를 확인해 전정신경염을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하게 감별할 수 없는 경우엔 뇌 MRI를 촬영하며, 회복기에도 어지러움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평형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전정신경염의 치료

치료는 발병 초기인 급성기와 이후 서서히 호전되는 회복기의 경우에 다르게 이루어진다. 

급성기에는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가 심하므로 이러한 증상을 억제할 수 있는 진정제 등의 약물을 적극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급성기가 지나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면, 가급적 진정제를 사용하지 않고 걷기와 요가 등 가벼운 신체활동을 권유한다.

며칠이 지나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면 약 복용을 중단하고 전정재활운동을 시작해 뇌에서 균형이 흐트러진 전정기능에 대한 보상작용이 잘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정재활운동은 적응훈련과 대치훈련으로 구분된다. 적응훈련은 볼펜 등 물체를 눈높이에 맞추고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바라보는 동작과 물체는 상하좌우로 움직이면서 시선은 반대 방향으로 바라보는 동작이 있다.

대치훈련은 눈을 뜨고 감은 상태에서 고개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천천히 걷는 동작을 말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시설물이 가까운 곳에서 대치훈련법을 적용해야 안전하다.

심현준 교수는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이상 어지러움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꾸준한 전정 재활 치료가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