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이사회, (사)대한노인회체육회 설립 싸고 격론
대한노인회 이사회, (사)대한노인회체육회 설립 싸고 격론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3.09.18 09:12
  • 호수 88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3년 대한노인회 제4차 이사회 참석자들이 9월 12일 전국파크골프대회가 열린 경기 양평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년 대한노인회 제4차 이사회 참석자들이 9월 12일 전국파크골프대회가 열린 경기 양평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전 협의 없이 재단 기금 출연 결정” 비판 봇물

대한노인회 4차 이사회… 정관 만든 뒤 의결키로

[백세시대=조종도 기자] “대한노인회체육회 설립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정관 등이 만들어지고 난 뒤에 다시 의결하는 게 마땅하다.”

대한노인회(회장 김호일) 제4차 이사회가 내린 잠정적 결론이다. 

대한노인회는 9월 12일 오후 제1회 대통령기 전국 파크골프대회가 열리는 경기 양평에서 2023년도 제4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양평파크골프장 교육장’에서 열린 이날 이사회에는 김호일 회장을 비롯해 전국 연합회장 등 27명의 이사가 참석했다.

전차 서면이사회 결과보고에 이어 부의 안건이 상정됐다. 이번 안건은 ‘대한노인회체육회’(이하 체육회) 설립의 건이다. 본지가 884호에서 ‘중앙회 이사회도 안 거치고 노인지원재단을 통해 체육회 설립을 밀어붙인다’고 보도하자, 부랴부랴 이사회를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

김호일 회장은 체육회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현재 복지부 산하로는 체육문화행사 예산을 많이 확보하기 어렵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체육회를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해야 종목별로 예산을 많이 받아 체육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9월 10~12일 천안에서 열린 제1회 전국노인체육대회의 예를 들었다. 충남도노인체육회가 주관한 이 대회는 충남도와 천안시에서 각각 4억원씩, 총 8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는데, 문체부 산하 단체여서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대로 놔두면 다른 단체가 이런 대회를 개최하려 할 것이므로, 대한노인회가 별도의 체육회를 설립해야 한다는 것.

노인지원재단(이하 재단)에서 체육회 기본재산으로 5000만원을 출연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대한노인회는 5000만원을 투자할 돈이 없다. 그러나 재단은 그런 돈이 있다”고 말했다. 발기인을 재단으로 하는 것에 대해선 “발기인을 50명으로 한다면 모든 발기인에 대한 주민등록을 비롯해 많은 자료를 챙겨야 하는데 발기인이 법인일 때는 법인 등기부등본만 있으면 되는 편의성 때문”이라고 엉뚱한 주장했다. 

김 회장은 체육회 조직과 관련해, “체육회장은 대한노인회장이 겸직하게 되며, 대한노인회장 임기가 만료되면 체육회장 임기도 끝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육회 정관에 ‘체육회 회장은 대한노인회장이 겸직하고 대한노인회 이사회의 절반도 체육회 회장이 추천한다’는 조항을 넣을 것이고, 이 조항은 절대로 손대지 못한다는 (별도) 조항을 넣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설명이 끝나자 이사들의 반론이 물밀 듯이 제기됐다.

A이사는 “대한노인회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문체부 예산 지원을 받기 위해 또 하나의 사단법인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법인 설립을 하지 않아도 대한노인회가 체육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B이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재정이 없어 돈을 꾸어오는데, 김호일 회장님(재단 이사장님)한테 김호일 회장 이름으로 꿔오고 김호일 회장 이름으로 갚게 된다는 이야기 아니냐”고 말했다. 김호일 회장이 ‘재단’ 이사장에 노인회 회장, 체육회 회장까지 겸직해 벌어지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C이사는 “법인을 만든다고 지원재단에서 5000만원을 출연하겠다고 하는 것도 문제”라며 “이런 중차대한 일은 사전에 대한노인회 이사회에서 충분히 논의했어야 할 사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D이사도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했다. 체육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의견을 묻고, 체육회 정관 내용도 어느 정도 내놓아야 했다. 밑도 끝도 없이 재단에서 자금을 출연하겠다 하니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

체육회 조직에 대해서는 한 이사가 “체육회 회장은 대한노인회장이 겸직하는 게 맞다. 동시에 체육회 이사도 대한노인회 시도 연합회장들이 해야 한다. 시‧도 및 시‧군‧구 체육회 회장도 당연직으로 연합회장, 지회장들이 겸직해야 한다”고 말하자 다른 이사가 “연합회장, 지회장이 시도, 시군구 체육회장을 겸직한다는 강제 규정을 꼭 넣어야 한다”고 동의를 표했다.

이에 김 회장이 “체육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체육을 이끌어야지 복지를 하는 사람이 체육을 이끌 수 있냐”고 말했으나 “그러면 김 회장은 체육 전문가라서 회장을 겸직하냐”는 반격을 받았다.

긴 논의 후 E이사가 “체육회를 만드는데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정관 제정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서 정관에 대해 정리를 한 다음에 사단법인 설립에 대한 모든 내용을 의결해 주기 바란다”고 의사진행 발언을 했고, 참석자들이 이에 동의함으로써 이날 이사회가 종료됐다.

한편 체육회 정관제정위원회에는 대한체육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이건실 강원연합회장의 참여가 유력시되고 있다. 공식 위촉되진 않았지만 김 회장으로부터 참여 요청을 받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