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안성시장 “경로당서 새 프로그램 하거나 점심 먹으러 오라면 가요”
김보라 안성시장 “경로당서 새 프로그램 하거나 점심 먹으러 오라면 가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9.18 10:02
  • 호수 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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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 행사에 한 달 한 번 꼴 참석해… 노인대학에서의 특강도 인기 많아

송근홍 지회장께서 출산장려금 기탁… “어르신들 상생의 모범 보여 감사”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어머니가 바로바로 ‘피드백’을 해주셔서 좋다.”

9월 12일, 김보라(54) 안성시장에게 ‘모친의 조언이 노인복지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하자 이같이 답했다. 

김 시장은 친정어머니(81)를 모시고 산다. 최근에 안성시는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버스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1인 당 월 80회를 이용할 수 있다. 김 시장의 대답은 이처럼 새로운 노인복지를 실제로 경험해본 모친이 보고 느낀 점을 얘기해줘 시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김 시장은 노인회 행사에 한 달에 한 번꼴로 참석할 정도로 어르신을 극진히 모신다. 송근홍 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장과도 자주 얼굴을 대하며 노인회 현안을 논의하곤 한다. 

경기도 안성시 시청길에 위치한 안성시청에서 김 시장을 만나 어르신들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배려, 정치인이 된 계기 등을 들었다.

김 시장은 연세대 간호학과를 나와 경기도의회 의원을 지냈다. 2020년 4월에 치른 보궐선거에 당선됐고,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안성시장에 재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2017년), 제5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우수의정대상(2017년) 등을 수상했다.

-전국에서 노인 무료버스승차 복지를 앞 다퉈 실시하는 중이다.

“안성시는 만65세 이상 어르신 3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1인당 월 80회의 시내버스 요금을 지원한다. 지난 4월 3일 시행 이후 많은 어르신이 교통카드 발급을 신청하며 관심이 높다. 이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르신들이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와 머리도 하고, 옷도 사 입고, 점심때가 되면 식당에서 음식도 사 드신다. 실제로 상인들이 ‘장사가 좀 된다’는 말을 하더라. 집에서 나와 움직이니 건강도 좋아지고, 지역 경제도 살아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타시서 들어오는 버스도 해당 되는지.

“사업 시행 전에 그 문제에 대해 논의를 좀 했다. 예컨대 여기서 평택을 가는 건 당연히 지원하지만 평택에서 안성으로 들어오는 건 지원이 안 된다. 이유는 지역 상권 보호 차원에서다. 앞으로 이 사업이 시민 전체에 확대·적용할 경우 젊은 사람들이 외곽으로 나가 소비하면 여기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 어르신들께 그런 점을 양해해달라고 부탁드리자 잘 응해주셨다.”

김 시장은 이어 “우리는 어르신들 이·미용에 10만원씩 쿠폰을 드린다”며 “미장원에 한 번 갈 걸 두 번 가니 미장원 측도 만족스럽다고 하니 공짜로 주는 재난지원금보다 뛰어난 복지 효과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한노인회에 적극 협조한다고.

“안성시지회에서 행사 스케줄을 보내오면 담당 공무원이 참석 여부를 사전에 알려 드린다. 노인대학 강연 요청에도 가능하면 응하고 있다.”

-노인대학에서 하는 특강이 어르신에게 인기라는데 주로 어떤 내용인가.

“어르신들이 사회활동을 해야 건강이 유지된다. 이때 가장 힘든 게 대인 관계이다. 경로당, 노인대학에 가고 싶지만 거기서 누군가와 틀어지면 못 나가게 되고,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3분의 1이 우울증을 겪는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관계를 잘 맺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얘기를 들려드린다.”

-안성시 경로당 시설은.

“최근에 개보수를 많이 했고, 비품 교체 기간도 개선했다. 안마의자의 경우 사용 기한이 7년이다. 다중이용비품이라 빨리 망가진다는 민원을 수용해 기간을 5년으로 단축했다. 어르신들이 앉거나 일어설 때 불편을 덜어드리고자 예전에 지원하지 않았던 소파나 테이블도 일괄 지원해준다.” 

금광면 하현동마을 경로당 준공식에 참석한 김보라 안성시장

-경로당도 방문하는지.

“요즘 시정이 너무 바빠 못 가지만 날씨가 덥거나 너무 춥거나 할 때는 찾아뵙는다. 새롭게 프로그램을 시작하거나 시설이 개선된 곳도 찾아간다. (경로당에서)점심 먹으러 오라고 하면 가기도 하고(웃음).”

-모친도 경로당에 나가시는지.

“어머니도 가끔 나가시지만 저 때문에 안 가려 하신다. 시장 어머니가 다닌다면 뭔가 다를 거라고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런 일은 선거법에 저촉 돼 불가능하다. 아마 그런 면에서 회원들 보기 민망하신가 보다(웃음).”

-경로당 회장 활동비도 지원하고 있다. 

“활동비를 드리려 하자 중앙부처와 경기도 등 상위법에 위반돼 불가하다는 말을 들었다. 담당 공무원이 여러 방법을 강구한 끝에 지역봉사지도원 명목으로 예산 지원을 하고 있다. 회장님들이 봉사하는 건 확실하기 때문이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을 선거공약에 넣은 경기도지사께서 약속을 지킨다면 그때 가서 우리는 총무님들에 대한 활동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안성시만의 노인복지를 소개해 달라.

“올 하반기부터 운영하는 수요응답형 버스(똑버스)가 농촌지역 어르신들께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똑버스’는 승객 호출에 대응하는 버스를 말한다. 시는 어르신들 소득 보장과 지속적인 사회 참여를 위해 3500여개 노인일자리를 지원하고, 70세 이상 어르신께 목욕비도 지원해드린다. 경로당 활성화 프로그램과 친환경 로컬푸드 지원, 치매전담형 종합요양시설 건립(2025년 준공 예정), 어르신 문화체육 이음터 사업, 아침 천원식당 등을 추진 중이다. 그밖에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일상적인 건강을 관리하는 안성맞춤커뮤니티케어 사업도 운영 중이다.”

-기초연금 전액 지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국민연금제도가 뒤늦게 시행돼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이 많다. 더욱이 안성은 농업이 주여서 초창기 국민연금 가입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다. 현 시점에선 생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제한 없이 전액 지급이 맞다.” 

-정치를 하게 된 계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의료생활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농협과 같은 것이다. 안성에서의 의료생활협동조합 성공이 전국적으로 의료생협 운동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법이 없을 때 가정간호사업을 했고, 재가방문서비스도 했다. 이런 것을 제도화하는 건 정치권이기 때문에 직접 정치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협동조합은 소비자(지역주민)의 여러 생활과 관계된 문화를 함께 해결해나가고자 만든 조합이다. 그것이 의료와 건강일 경우 의료생활협동조합이 되는 것이다. 지역주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의료인과 함께 협동해 의료기관을 개설·운영·이용한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인터뷰 말미에 “작년에 안성에서 태어난 아이가 840여명이고, 관내 15개 읍·면·동 중에서 10곳이 인구소멸 위험지역”이라며 “이런 위기 상황에 송 지회장께서 출산장려기부금(6100만원)을 기탁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가치를 어르신들이 몸소 보여주신 점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보라 안성시장 프로필

▷연세대 간호학 학사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무이사

▷제9대 경기도의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안성지역위원장 직무대행

▷현 경기도 안성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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