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억원 상당’팔린 엘빈즈 이유식, 원재료 거짓 표기 논란 확산
‘248억원 상당’팔린 엘빈즈 이유식, 원재료 거짓 표기 논란 확산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9.19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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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에프앤비, 9년 연속 고객만족상 수상?… 배신감 느끼는 ‘맘 카페 부모들’ 
적발된 엘빈즈 이유식과 즉석조리식품(사진=식약처)
적발된 엘빈즈 이유식과 즉석조리식품(사진=식약처)

품목 제조보고한 함량과 다르게 배합 제품 생산
원재료 함량 실제 배합 함량과 다르게 표시 판매
함량 속인 이유식 대해선 ‘회수대상’서 제외돼?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원재료 함량을 실제 배합 함량과 다르게 표시해 판매한 이유식 제조업체가 적발됐다. 부모들은 “아기 것이라 믿고 샀는데 배신감”이라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이 업체가 9년 연속 고객만족상을 수상했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4일 영‧유아용 이유식의 원재료 함량을 품목제조보고한 사실과 다르게 표시‧판매하는 등 ‘식품위생법’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식품제조·가공업체 ‘내담에프앤비’를 적발해 관할관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최근 충남 계룡시에 위치한 식품제조·가공업체 내담에프앤비에서 원재료 함량을 거짓 표시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불시 점검을 실시했다.

단속 결과 이 업체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제조·판매한 총 149개 품목에 대해 원료 중 일부를 품목제조보고한 함량과 다르게 배합해 제품을 생산하고 원재료 함량을 실제 배합 함량과 다르게 표시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타민채한우아기밥은 품목제조보고와 제품 표기는 한우 15.7%, 비타맨채 8.7%였으나 실제 배합비율은한우 5.6%, 비타민채 6.8%였다. 또 아보카도새우진밥은 품목제조보고와 제품 표기가 아보카도 9.5%, 새우(새우살) 10.8%였지만 실제 배합비율은 아보카도 5.8%, 새우(새우살) 5.8%로 확인됐다.

이렇게 성분을 거짓 표기한 제품은 ‘엘빈즈’ 브랜드로 내담에프앤비 자사몰과 쿠팡, 11번가 등 주요 인터넷 쇼핑몰 27곳에서 약 1000만개, 248억원 상당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해당 제품을 회수 조치하거나 판매 중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식품위생법은 위해식품에 대해서는 회수를 강제하고 있지만 원재료 함량을 속인 이유식에 대해선 회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는 엘빈즈의 교환·환불 정책만 따를 수 밖에 없다. 내담에프앤비는 행정처분에 해당된 8월30일 이전 이유식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교환·환불해 준다는 계획이다. 

사실이 알려진 후 주요 포털사이트 맘카페 등에는 “아기 먹일 거라 좋은 거 고른다고 고른 건데 속았다” “이런 회사는 다시는 영업 못하도록 해야 한다” 등 분노가 터져 나왔다.

‘불매’를 언급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2021년부터 성분 함량을 속인 만큼 불매운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이들이 먹는 걸로 장난친 회사는 불매 운동으로 망해야 한다”는 글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당장의 처벌은 피했지만 엘빈즈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번 단속에 나선 식약처 식품안전현장조사TF가 위해사범중앙조사단에 엘빈즈를 식품위생법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내담에프앤비 관계자는 “당국의 조치를 받아들여 해당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품목제조보고 변경신고 등 필요한 조치를 즉시 시행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생산의 전 과정을 점검하고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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