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시간은 ‘황금’을 넘어 ‘목숨’이다
[백세시대 / 기고] 시간은 ‘황금’을 넘어 ‘목숨’이다
  • 김성보 대한노인회 경기 동두천시지회장
  • 승인 2023.09.25 11:02
  • 호수 8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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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보              대한노인회 경기 동두천시지회장
김성보 대한노인회 경기 동두천시지회장

서구(西歐) 사람들은 ‘타임 이즈 머니’라는 용어를 아주 흔히 사용합니다. 

제3의 급속한 물결을 타고 산업화와 고도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도 ‘시간은 황금(돈)이다’라는 말을 우리 고유의 말인 듯 친숙하게 사용한지도 오래됐습니다. 이 말은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서양속담이긴 하지만 이보다 더 강한 금언(金言)은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이 금언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시간이 어찌 황금일 뿐이겠습니까? 시간은 황금보다 귀중한 것이며 시간은 ‘인간의 목숨’ 그 자체인 것입니다. 

돈으로 목숨을 살 수는 없어

황금은 잃었다 다시 얻을 수 있지만, 헛되게 잃어버린 시간은 황금으로도 되돌려 받을 수 없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은 사람도 그 돈을 남겨둔 채 하늘나라로 갑니다. 돈이 어찌 죽는 사람을 살릴 수 있겠습니까?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그가 소유한 시간을 모두 사용해 버렸음을 의미하지요.

한 인간이 살아온 평생에 대한 가치 평가는 그가 시간의 사용을 헛되이 낭비했는지, 시간을 보람되고 귀하게 사용해 멋지고 풍성한 열매를 맺었는지에 좌우됩니다.

좋은 일, 훌륭한 업적, 이웃을 감동시키며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는데 사용된 시간은 고귀한 생명 연장의 시간이겠지만, 거짓과 탐욕, 방탕과 시기, 질투, 증오 등으로 사용된 시간은 허무하게 사라져간 시간이 아닐까요?

만약에 우리가 생애를 연장하여 살고 싶다면, ‘시간은 황금이다’라는 말을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시간은 목숨이다’라고 생각하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시간을 목숨으로 여기는 사람은 그가 가진 적은 액수의 돈도 어려운 곳, 공익을 위해 현명하게 사용함으로써 죽어서도 영원히 기억되어 살아남는 사람이 되겠지요. 하지만 시간이 목숨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어도 더욱 더 돈을 쫒아 다니며 사는, 즉 돈의 노예가 되어 죽기도 전에 이미 사형 선고를 받아 이웃과 사회의 지탄(指彈)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의 생은 시간이 남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황금만이 우리 곁에 남았을 때 그 황금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거나 미래의 시간을 벌어주지는 못합니다.

시간이 목숨임을 유태인들의 교훈서인 ‘탈무드’는 이렇게 비유해서 가르칩니다.

탈무드가 가르쳐주는 교훈

항해 중의 배가 항로를 이탈하여 오랫동안 표류하다가 어느 날 먹음직스런 과일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섬을 발견했습니다. 굶주린 승선자들은 다섯 그룹으로 나누어 행동했습니다. 첫째 그룹은 언제 배가 떠날지 모르니 꼼짝 말고 배 안에 있자고 했고, 둘째 그룹은 즉시 뛰어내려 맛있는 과일을 먹은 후 즉시 배로 돌아왔고, 셋째 그룹은 너무 오래 섬에 머물러 자리를 뺏겨 서서가야 했고, 넷째 그룹은 배가 떠난 뒤에 헤엄쳐 오느라 몸을 다치며 위기를 겪었으며, 다섯째 그룹은 아예 배를 놓쳐 섬에 사는 짐승에게 잡아 먹혔습니다.

위에서 인생 항해를 올바르게 한 사람들은 어느 그룹일까요? 바로 둘째 그룹입니다. 

첫째 그룹은 시간을 사용치 않은 게으른 사람이고 셋째와 넷째는 시간을 그릇되게 사용해 쾌락에 빠져 인생을 망친 사람들입니다.

소중한 시간 슬기롭게 사용을

존경하는 이 땅의 어르신 여러분! 인생 항로를 즐겁게, 때론 힘겹게 함께 하시는 백세시대의 어르신들은 오늘도 내일도 함께 배를 타고 가는 인생의 항로에서, 목적지가 어딘가를 언제나 생각하고, 주어진 소중한 남겨진 시간을 바르게 사용하며 살아가는 슬기로운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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