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전북연합회 소속 오네시모봉사단 “국가 예산 미치지 못하는 공공시설 관리”
대한노인회 전북연합회 소속 오네시모봉사단 “국가 예산 미치지 못하는 공공시설 관리”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9.25 14:21
  • 호수 8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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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네시모봉사단원들이 버스정류장 대기공간에 설치된 작은도서관 책장을 청소·소독하고 있다.
오네시모봉사단원들이 버스정류장 대기공간에 설치된 작은도서관 책장을 청소·소독하고 있다.

전주 시내 ‘작은도서관’ 청소·요양원 등 악기공연  

2022 노인자원봉사대축제 대한노인회장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전주는 ‘책의 도시’ 답게 12개의 전주시립도서관과 11개의 직영작은도서관(특화도서관)이 있다. 그밖에 공립작은도서관과 사립작은도서관이 마을곳곳에 모세혈관처럼 분포돼 있다.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대기공간에도 작은도서관이 설치돼 있는데 이곳이 항상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다. 바로 오네시모봉사단(단장 강성구·73)의 희생과 노고 덕분이다. 

강성구 오네시모봉사단장은 “전주 시내 장승백이·신흥중고 등 15개 버스정류장의 작은도서관을 소독·청소하고 책 정리하는 일을 우리들이 맡아하고 있다”며 “시민이 국가 예산으로 다할 수 없는 영역에 어르신들이 나서서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격려를 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네시모봉사단은 2021년 3월에 대한노인회 전북연합회 소속의 노인자원봉사단으로 출발했다. 남(17명), 여(3명) 20명 단원 대부분이 교사 또는 공무원 출신들로, 시간·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지역사회 문제에 관심도 많고 참여 의욕도 높다. 

봉사단 이름 ‘오네시모’는 성경에서 따왔다. 주인에게서 도망친 노예 오네시모가 바울에 의해 다시 주인을 찾아가는 인물로, 새롭게 태어난 하나님의 자녀를 상징한다. 강 단장은 오래전에 ‘오네시모사랑나눔음악봉사단’을 조직해 교도소 수감자를 대상으로 교화봉사를 하는 등 평생 사회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이 봉사단은 이밖에도 주간보호센터, 요양원, 경로당 등지에서 악기공연봉사를 해오고 있다. 아코디언, 색소폰 연주를 비롯 흘러간 우리 가요, 고전무용, 품바 등으로 어르신을 위로하고 있다. 

주간보호센터 어르신들은 이 봉사단이 방문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한 주간보호센터장은 “봉사단이 연주하는 무대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 어르신들이 모두 나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며 “외롭고 울적해 하는 어르신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독학으로 색소폰을 배워 봉사단에 합류한 신상만(89) 단원은 “혼자만 음악을 즐기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봉사를 시작했다”며 “봉사를 받을 나이에 봉사를 한다고 격려해줘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연주봉사를 할 생각”이라며 웃었다.

이 봉사단은 연습 장소, 이동 차량 등이 마땅치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달에 많게는 5회 이상 봉사에 나서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봉사단의 김종열 악단장은 “강 단장의 개인회사 사무실 한 곳을 연습실로 제공해준 덕에 지금은 연습이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앞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의 또 다른 현안은 악기 운송에 필요한 차량이다. 한 단원은 “현재 악기, 반주기 등을 4~5대의 승용차에 나눠 싣고 다녀 너무 불편하다”며 “16인승 버스 한 대가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김두봉 전북연합회장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며 한 달에 정해진 봉사시간을 초월해 봉사에 전념하는 오네시모봉사단원들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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