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업체 ‘케이카’, 지지부진한 매각에 ‘고용불안’도 가중
중고차업체 ‘케이카’, 지지부진한 매각에 ‘고용불안’도 가중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9.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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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불합리한 처우 개선…10월 초 2차 파업 돌입
케이카 CI(사진=케이카 홈페이지)
케이카 CI(사진=케이카 홈페이지)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중고차업체 케이카가 노동조합 파업에 몸살을 앓고 있다. 노사간 임금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한 매각 작업도 고용불안을 키우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케이카 노동조합은 1차 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불합리한 처우 개선과 함께 고용불안 해소를 요구했다. 노조 파업은 이달 27일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케이카는 노조의 파업으로 전국 직영점의 매입·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은 900여명이다. 대부분 영업직원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연봉 250만원(6%)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노조에 따르면 케이카 사무직 초임은 평균 2900만원으로 중소기업 평균 수준인 3500만원보다 적다. 노조는 “성과급 역시 기본급에 연동해 지급하는 만큼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고 밝혔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외에도 매각에 따른 고용불안을 주장했다. 케이카 모회사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지분 100%를 출자한 한앤코오토서비스를 설립해 SK그룹 계열사인 SK엔카닷컴의 중고차 오프라인 부문을 인수하고, CJ그룹 계열사 조이렌터카를 인수해 케이카로 만들었다. 

이후 지난해 기업공개를 통해 매출액 3000억을 회수했다. 투자금(2700억원)을 모두 거둬들인 셈이다. 이후 지난해 10월 매각을 공식화 했다. 그러나 중고차 수요가 줄면서 수익이 나지 않고 현재까지 인수자도 나서지 않고 있다.

노조는 “매각이 논의되는 동안 일부 지점 통폐합이 진행됐고 앞으로도 원거리 배치와 성과 압박 같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사용자는 지난해 365억원, 올 상반기 183억원을 배당하는 등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실시하면서 한앤컴퍼니 배를 불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의 재무건전성, 유동성은 취약해져 가는데 현장에 대한 투자는 찾아볼 수 없고, 매각 국면이 이어지고 대기업들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임박해 오면서 고용불안이 가중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노동조합은 인내심을 갖고 교섭을 진행했으나, 회사의 태도가 바뀌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총파업을 단행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케이카는 올해 들어 늘어난 단기 차입금 등으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케이카가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올해 2분기 기준 486억원이다. 이는 전년 말 대비 160억원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유동성도 줄었다. 케이카는 당초 오는 2024년 5월 상환할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올해 5월 전액 상환했다. 주가 하락 등으로 올해 5월부터 조기 상환이 가능해지자 곧장 상환했다. 그만큼 유동성은 줄었다. 여기에 국내 완성차 기업의 인증증고차 시장 진출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노조는 이번 파업 이후 사측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연휴 직후인 10월 4일께부터 2차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케이카 관계자는 “2023년 임금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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