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美 국채금리 16년만에 최고치 기록… 고금리 충격 장기화에 대비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美 국채금리 16년만에 최고치 기록… 고금리 충격 장기화에 대비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0.10 09:42
  • 호수 8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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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미국발 금리 인상 장기화 전망에 원화값이 급락하고 은행권 대출금리가 오르는 등 금융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실물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없도록 당국의 선제적인 금융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지난 10월 4일 4.8%까지 치솟으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달러화는 더 강해지는 반면 다른 나라 통화들과 주식 시장은 약세를 띨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63.5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는 59.38포인트(2.41%) 급락한 2405.6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410 선을 내준 건 지난 3월 27일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33.62포인트(4.00%) 급락했다. 

금융시장이 요동친 건 고금리 시대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물가안정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뒤 금리 인상이 곧 끝날 것이란 그동안의 기대는 설 자리를 잃었다. 상당 기간 고금리가 지속되고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는 가계와 기업의 빚이 크게 늘어난 우리에겐 비상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92%에서 지난해 108%까지 상승했다. 비교 가능한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기업 부채도 147%에서 173%로, 두 번째 상승폭을 기록했다. 더구나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최근에도 매월 6조원 안팎으로 불어나고 있는 상태다. 고금리로 한국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 소비 여력이 줄어 경제 회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국제 유가도 오름세라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 우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1조원이 늘어 역대 최대 수준인 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4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6개월 새 3조2000억원이나 불어난 셈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고유가 늪에 빠져 생존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외환시장도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국내 가격변수, 자본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과다한 부채 속에서 현재 경기 부진에 처한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고물가와 고환율을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을 섣불리 단행하기 어렵다.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딜레마는 ‘경기 침체하의 물가 상승’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을 가중시킨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빚 문제 해결 없이는 물가와 성장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빚 폭탄으로 경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당분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접고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하는 게 급선무다. 이에 정부와 기업, 가계는 신발 끈을 다시 조이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모두가 긴장의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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