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년째 적자 행진 이어 간 '교보라이프플래닛'…왜?
출범 10년째 적자 행진 이어 간 '교보라이프플래닛'…왜?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10.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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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험의 한계, ‘아날로그’가 대세…기존 상품과 차별성 부재
교보라이프플래닛 용산사옥(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홈페이지)
교보라이프플래닛 용산사옥(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홈페이지)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교보생명의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출범 이후 10년째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는 보험업계에서 비대면 시대 대응과 동시에 빅테크 플랫폼 대항마로 떠오르며 기대를 모았지만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교보생명이 일본 온라인 전문 생보사 라이프넷생명과 합작해 2013년 설립한 국내 최초 디지털보험사다. 총자산 320억원 규모로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디지털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출범 이후 10년 동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올해 상반기 91억14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설립 첫해인 2013년 50억원 가량 손실을 낸 이후 2020년 -132억원, 2021년 -159억원, 2022년 -139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비싼 생명보험 상품 특성상 비대면 판매는 아직 어렵다고 분석한다. 디지털 전환이 전반적인 산업 트렌드지만 아직까지 보험시장에서는 ‘아날로그’ 대면영업의 중요성이 큰 영향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보험사의 보험업법 시행령상 명칭은 통신판매전문보험사다. 시행령에 따르면 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온라인을 통해 모집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 금융당국이 동일그룹 안에서 CM채널(모바일, 홈페이지)을 중복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은 교보라이프플래닛 입장에서 부담으로 다가온다. 교보생명은 지난 7월 CM채널을 직접 열고 별도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는 교보생명이 굳이 라이프플래닛을 중복해 둘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교보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채널 갈등 없이 소비자 친화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신상품을 출시했으며 설계사 채널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는 원금보장 저축보험, 정기보험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보장 분석 서비스를 통한 보험상품 비교를 강화해 보험에 대한 불신 해소 및 보험시장 선순환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기존 보험사들과의 차별화된 경쟁이 쉽지 않아 보여 실적 개선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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