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뇨 땐 ‘방광암’ 가능성… 고령층은 전문의 검진 필요
혈뇨 땐 ‘방광암’ 가능성… 고령층은 전문의 검진 필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0.16 14:53
  • 호수 8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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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괴롭히는 비뇨기질환
중장년기가 되면 비뇨 및 생식기계의 노화와 관련된 이상 증상이 생기면서 혈뇨, 신우신염,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비뇨기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중장년기가 되면 비뇨 및 생식기계의 노화와 관련된 이상 증상이 생기면서 혈뇨, 신우신염,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비뇨기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60대는 60%, 70대는 70%가 전립선비대증… 잔뇨감, 야간뇨 등에 유의

신우신염은 요도 짧은 여성에게 더 많아… 소변 오래 참는 습관 안 좋아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중장년층에게는 혈뇨, 배뇨장애, 전립선비대증, 요로결석, 신우신염, 방광염 등의 질환이 흔히 발생하는데, 중증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장희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과장은 “중장년기가 되면 비뇨기 및 생식기 계통의 노화와 관련된 이상 증상이 생기게 되지만 막상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상 증상이 있다면 적절하게 치료를 받고 관리 하면 되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받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혈뇨, 비뇨기계 암 전조 증상일수도

혈뇨는 정상 범위 이상의 적혈구가 소변에 섞여 나오는 증상이다. 적혈구가 많다면 소변 색깔이 선홍색이나 핑크색, 콜라색으로 보이고, 적혈구 양이 적으면 혈뇨가 있더라도 소변이 정상처럼 보인다. 

혈뇨의 원인은 다양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혈뇨가 관찰된다면 요로감염, 사구체 질환이나 요관결석이 원인이 될 수 있고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신장, 요관, 방광, 전립선에 발생하는 질환 때문에 혈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또한 특정한 약물이나 식품을 섭취하거나 운동을 과하게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감염에 의해 생긴 가벼운 상태라면 항생제 처방과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복합적이고 중증질환이 원인이라면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무엇보다 50대 이상 남성에게서 지속적으로 혈뇨가 생긴다면 방광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혈뇨가 방광암을 포함한 비뇨기계 암의 대표적인 증상이기 때문이다. 

이장희 과장은 “혈뇨는 방광암, 요관암, 전립선암, 신장암 등 비뇨기 계통의 암을 판단하는 기본 증상으로 손쉽게 스스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발견 즉시 철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혈뇨가 한두 번 보이다가 멈춘 경우엔 잊고 방치하기 쉬운데 중장년층의 경우 혈뇨가 발생했다면 전문의 진료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립선비대증,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 생겨

전립선비대증은 중장년 남성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나이에 비례해 발병률이 늘어나는데,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82만855명(2011년)에서 135만4026명(2021년)으로 65% 늘었다.

전립선비대증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쳐 갱년기 증상이나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감추고 미루기보다는 배뇨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비뇨의학과를 찾아 전립선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립선비대증은 물리적인 전립선의 비대로 정의하지 않고, 전립선의 크기와 관련 없이 중년 이후의 남성에서 하부 요로 증상이 확인되면 진단할 수 있다. 

증상은 크게 소변을 볼 때 느끼는 ‘배뇨증상’과 소변이 방광에 찰 때 느끼는 ‘저장증상’으로 구분한다. 배뇨증상은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약뇨’(세뇨) △배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연뇨’(요주저)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이 있으며, 저장증상은 △소변이 자주 마렵다고 느끼는 ‘빈뇨’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두 차례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등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직접적으로 인간의 수명에 큰 영향을 준다고는 볼 수 없지만,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노년기 삶의 질과 양 모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정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하면 방광 속에 정체돼있는 소변으로 인해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이 발생하고, 더 진행하면 신장 기능이 악화하면서 신우신염이나 급성전립선염 등의 원인이 된다”며 “실제 이러한 급성 질환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후유증으로 괴로운 노년기를 겪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감기 비슷한 신우신염, 물 많이 마셔야

신우신염은 신장의 세균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요로감염증이다. 신우신염이 여성에게 많은 이유는 해부학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요도가 짧아 박테리아가 방광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등 세균에 의한 하부요로감염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고서연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요도를 통해 세균이 침범해서 콩팥에 감염을 일으키는 급성 신우신염에 반복적으로 걸리면 콩팥 기능이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급성 신우신염 증상은 감기처럼 시작하지만 오한과 발열을 동반하고, 콩팥이 부어서 옆구리 통증이 생긴다. 신우신염은 소변 및 혈액 검사, 소변균 배양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증상은 배뇨 시 통증이 있거나,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남은 듯한 잔뇨감 등이다. 단순 신우신염이라면 항생제 치료 후 수일 내에 호전되지만 요로폐쇄가 있거나 고름이 동반된 복합 신우신염은 합병증으로 신장 농양과 패혈증이 생길 수 있어 초기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신우신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소변을 오랜 시간 참는 습관을 버려야 하며, 하루 8잔 이상 물을 마셔 세균이 방광에 머물지 않고 씻겨 내려가도록 해야 한다. 

고서연 과장은 “야외 활동 후 땀을 많이 흘렸다면 샤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꽉 끼는 속옷은 되도록 피하고 순면 소재 속옷을 입는 등 평소 청결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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