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각질에 가려움증도… 건선, 건조할 때 더 악화
두꺼운 각질에 가려움증도… 건선, 건조할 때 더 악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0.16 14:56
  • 호수 8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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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의 증상과 치료
건선은 홍반이 생기고 서로 뭉치면서 점차 범위가 커지다가 그 위에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쌓이며 가려움증까지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
건선은 홍반이 생기고 서로 뭉치면서 점차 범위가 커지다가 그 위에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쌓이며 가려움증까지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

면역 불균형, 환경적 요인 등이 원인…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쌓여 

심하면 관절·심장·손톱에도 악영향… 범위에 따라 다양하게 치료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건선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거나 붉어지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희고 두툼한 각질이 판처럼 덮여 있는 피부 병변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건선 환자들은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자칫 잘 씻지 않는다거나 전염병으로 오해받기 딱 좋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선 환자는 모두 15만8986명으로 하루 평균 435.6명이 병원을 찾았다. 4년 전인 2017년(16만8688명)보다는 1만 명 가까이 줄었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인원이 병원을 찾은 셈이다.

우유리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의 피부 증상은 보통 건조하고 추운 날씨에 심해지고 여름에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햇빛, 특히 자외선은 건선 증상을 완화해 주는데, 겨울은 보통 일조 시간이 짧고 옷을 두껍게 입어 햇빛에 노출되는 빈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선의 원인과 증상

건선의 원인은 면역체계의 불균형으로 볼 수 있다. 면역세포 중 T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여러 염증성 물질을 분비해 각질 세포가 증식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이외에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피부 자극, 건조한 환경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건선 초기에는 홍반이 생기고 서로 뭉치면서 점차 범위가 커지다가 그 위에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쌓이며 가려움증까지 동반된다. 증상이 악화될수록 이런 병변은 크기가 점점 커지며, 심할 때는 온 몸으로 퍼져나가면서 반복되다 농포와 진물이 발생하는 등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는다. 

어르신들의 경우, 건성 피부염과 건선 질환을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둘은 비슷하지만 다른 증상을 보인다. 건성 피부염은 피부 전체가 가렵고 미세한 각질이 나타나고, 치료를 시작하면 금방 나을 수 있으며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에 건선은 각질이 두껍고, 만성적이며, 치료가 잘 안 된다. 

◇건선의 진단

건선은 피부를 떼어내는 피부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그렇다고 건선을 단순히 피부에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신 염증성 질환으로 피부 외에도 관절, 심혈관, 손톱 등 다양한 부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건선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관절통, 심근경색 발생률이 높으며, 중증일 경우 뇌졸중, 당뇨병(2형), 염증성 장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과도 차이가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눈 또는 귀 주위, 무릎, 팔꿈치의 접힌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반면 건선으로 인한 가려움증은 아토피피부염보다 덜하고, 가려움증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건선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는 단순 피부병이 아니라 면역계의 과잉 반응으로 생기는 면역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건선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병으로 유명하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건선을 ‘죽지는 않지만 죽고 싶게 하는 병’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이같은 문제로 건선 환자는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건선의 치료

건선은 병변 범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범위가 작으면 바르는 연고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보통 광선치료나 면역조절제 등이 치료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건선의 과민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경증의 건선일 경우 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국소치료를 시행한다. 증상이 심해져서 중등도 이상이 되면 자외선 광선을 피부에 쬐는 광선치료를 시행하거나 면역억제제 등을 복용하는 전신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건선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특정 단백질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긴 했지만 비싼 치료비 때문에 사용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1년에 주사값만 1000만원에 달해 환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해서다.

◇건선의 예방법

건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나 흡연을 삼가고 피부에 상처를 주거나 자극을 주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그 주위로 병변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으므로 강하게 때를 미는 행위 등을 주의해야 한다. 피부가 건조하면 각질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만큼 보습제를 잘 발라주는 것이 좋다.

우 교수는 “건선은 잘 치료하면 특별한 증상 없이 조절할 수 있지만 비슷한 각질성 피부질환이 많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치료 효과를 그르치기 쉽다”며 “평소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제때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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