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실버극단, 요양원·병원 등서 무료 공연
인천 실버극단, 요양원·병원 등서 무료 공연
  • 연합
  • 승인 2009.09.11 13:25
  • 호수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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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기에 웃어주면 그게 행복”


인천지역 60세 이상 노인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어르신 극단 ‘학산’이 요양원과 병원 등 지역사회의 ‘낮은 곳’을 찾아다니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어르신 극단은 지난 2006년 인천시 남구 학산문화원의 연극교실에 참가한 10여명의 어르신들로 구성, 창설됐다.

이후 현재까지 ‘인생(2006~2007)’과 ‘백만송이 장미(2007~2008)’, ‘미워도 다시 한번(2009)’ 등 3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으며 올해는 5명을 추가로 모집해 배우가 15명으로 늘어났다.

어르신 극단은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과 관객만 있으면 어디든 찾아간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극단 홈페이지(silver.haksansodam.com)와 전화를 통해 공연 요청이 들어오면 무료 공연에 나선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30여개 단체, 3000여명 앞에서 공연을 펼쳤다. 극단 배우들과 비슷한 나이지만 아프거나 외로운 노인들이 많이 머무는 요양원과 병원 등을 주로 찾았다.

극단 단장이자 소속 배우인 윤순자(74·여) 어르신은 “연극배우로 활동하기까지 가족과 이웃이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 살다가 배우가 되어 인천 곳곳을 다녀보니 누구보다 건강하다는 사실이 행복하고 관객을 위로해줄 수 있어 또 행복하다”고 말했다.

실버극단이 무대에 올리는 연극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웃과 가족을 소재로 한 것이 대부분이다.

부모의 반대로 젊은 시절에 사랑했던 연인과 헤어지거나(인생), 도시락 배달 봉사를 다니며 만난 홀몸 노인들의 일상(백만송이 장미), 1960년대 인천의 한 극장 앞에서 벌어졌을 법한 이웃의 이야기(미워도 다시 한번) 등이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기성 작가의 대본을 쓰지 않고 창작극을 연기하는 것도 특징이다. 배우들이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한 줄거리를 생각해 내면 연출과 무대 감독을 맡고 있는 강사들이 고민하고 살을 붙여 대본을 완성한다.

현직 배우이자 실버극단 연극강사인 이란희(38·여) 씨는 “배우들이 대본 해독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살아왔던 경험과 직관, 창조력을 바탕으로 연기하기 때문에 인물간 갈등이나 입장차이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다들 해피엔딩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해서 모든 작품이 해피엔딩”이라고 설명했다.

실버극단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1일 4시간씩 인천시 남구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수업과 연습을 한다. 강사의 수업에 따라 발성을 크게 또는 작게 하거나 적절한 감정 표현을 배우면서 노인들은 ‘제2의 인생’을 꿈꾼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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