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강원 강릉시지회 소속 위촌1리봉사단 “마을 입구가 환하고 산뜻해졌어요”
대한노인회 강원 강릉시지회 소속 위촌1리봉사단 “마을 입구가 환하고 산뜻해졌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0.23 14:12
  • 호수 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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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지회 소속의 위촌1리봉사단원들이 백일홍을 심고 있다.
강릉시지회 소속의 위촌1리봉사단원들이 백일홍을 심고 있다.

위촌천·문화전승회관 환경정화, 마을 꽃가꾸기 등

2022 노인자원봉사대축제 대한노인회장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마을에 젊은 사람이 줄어 노인들이 나서야 한다.”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위촌1리경로당 회장으로 봉사 중인 엄명섭(80) 위촌1리봉사단장이 하는 말이다. 150가구, 500여명이 사는 이 마을은 경포대, 오죽헌 등 유명 관광지와는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지만 길목이라 많은 차량이 마을 앞 도로를 지나다닌다. 

엄 단장은 “외지인들이 창밖으로 일회용 컵, 휴지 등을 함부로 버려 도로변에 쓰레기가 많다”며 “노인들이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치울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대한노인회 강원 강릉시지회 소속으로 2017년 8월에 결성됐다. 위촌1리경로당 회원 가운데 70~80대 20명(남 18명, 여 2명)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엄 단장은 파독광부 출신이다. 광부 일을 그만둔 후 독일에서 10여년을 더 살다 귀국해 고향 강릉에 들어와 건설업에 종사했다. 4년 전 사회활동을 접고 주위의 권유로 경로당 회장이 됐다. 그가 흘린 땀과 눈물이 이 나라를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한 밑거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 시절은 물론 나이 들어서도 국가와 지역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고 있는 셈이다. 엄 단장의 부인은 파독간호사 출신이다. 

이 봉사단은 한 달에 두 번, 마을을 끼고 도는 위촌천과 도로변, 위촌문화전승회관 주변의 환경정화와 마을화단가꾸기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봉사단에서 가장 연장자인 이광수(86)단원은 “처음 봉사현장에 모였을 때 어색한 기분도 들었지만 한두 번 하다 보니 봉사가 재미도 있고, 주민들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 보람도 느낀다”며 “마을부녀회에서 우리에게 간식을 가져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평범하기만 했던 마을입구도 밝고 산뜻해졌다. 강릉시가 나누어주는 꽃으로 꽃동산도 만들고, 계절에 피는 꽃을 부지런히 갈아주면서 돌보기 때문이다.

마을 대동계 회장이기도 한 이석봉 단원은 “지역에 오래 살고 있는 주민이더라도 마을 전체를 위해 따로 꽃을 가꾼 경험은 드물 것”이라며 “꽃을 심고 물을 주면서 우리 마을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뒤늦게 깨달았다”며 웃었다.  

봉사단 활동으로 경로당 분위기도 좋아졌고 회원들 단합도 잘 된다고 한다. 

김군자(80) 단원은 “봉사 후에 모여서 경로당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도 나누는데 (단원들이)경로당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크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고 했다.  

엄 단장은 “가요·민요·요가 등 프로그램도 활성화가 됐고, 특히 코로나 사태 때 강원연합회가 실시한 릴레이 안부전화걸기에도 우리 경로당이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회원이 안부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며 경로당 자랑을 잊지 않았다.

이어 “내일 봉사하는 날”이라며 “11월 마을 제사를 앞두고 일부는 성황당 주변의 풀을 베고 나머지 단원들은 마을 곳곳을 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심재빈 강릉시지회장은 “위촌1리봉사단 어르신들이 봉사는 물론이고 경로당 활성화에도 앞장서 노인사회에서 모범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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