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지회 소속 김해 상록마술세상봉사단 “공연중 긴장의 끈 늦추지 않아요”
경남 김해시지회 소속 김해 상록마술세상봉사단 “공연중 긴장의 끈 늦추지 않아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1.03 14:22
  • 호수 8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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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상록마술세상봉사단원이 주간보호센터에서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김해 상록마술세상봉사단원이 주간보호센터에서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요양원 등서 마술·색소폰 연주·노래·구연동화

경찰·교사·군인 등 공무원 20명… “보람 느껴”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다 실수 없이 끝나면 안도의 숨이 나오기도 한다.”

노인자원봉사가 여유로운 일만은 아니다. 이처럼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봉사도 있다. 바로 마술봉사이다. 

위의 말은 김해 상록마술세상봉사단원이 동료의 공연을 옆에서 도와주는 보조 역할을 하면서 느낀 바를 전한 것이다. 익히 아는 마술이라 보는 입장에선 불안·초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마술봉사단은 대한노인회 경남 김해시지회(지회장 이갑순) 소속으로 마술로 어르신을 위로하고 즐겁게 해주는 노인자원봉사단이다. 2019년 7월에 창단한 이 봉사단의 20명 단원(남 13, 여 7)은 교사, 경찰, 군인 등 공무원 출신들로, 60대~70대 초반의 ‘젊은 노인들’이다. 

장명환(67) 상록마술세상봉사단장은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환원하자는 취지에서 봉사단을 조직했다”며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지원하는 마술교육을 매주 1회, 3개월을 받고 마술협회로부터 자격증도 받았다”고 말했다. 장 단장은 부산해양경찰서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이들의 마술 기량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며, 마술 종류도 다양하다. 신문지 물 따르기, 신문지를 찢고 재생하기, 카드마술, 동전마술 등 30여 가지에 이른다. 이 중 ‘신문지 물 따르기’의 비밀은 신문지 양면에 비닐주머니를 붙이고 가운데 구멍을 뚫어놓은 것이다. 

이들은 마술 외에도 색소폰, 장구, 노래, 구연동화 등으로 어르신들을 흥겹게 해주고 있다. 색소폰동아리에 소속돼 또 다른 봉사를 하고 있는 민문선 단원은 “두 시간 공연에 마술만 보여주면 단조로울 것 같아 마술 공연 전후로 음악과 구연동화 등으로 분위기를 띄운다”고 말했다. 민 단원 역시 경찰 출신이다. 

마술봉사단은 한 달에 두 번 요양병원, 복지관, 경로당 등에서 무료공연을 펼친다. 창단 이후 현재까지 약130회의 공연을 했다.  

송흥태 단원은 “요양병원에 계신 어르신들의 무덤덤한 표정이 우리 공연을 접한 순간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바뀐다”며 “그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린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꼈고, 더 재밌고 신기한 마술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도 생기더라”고 말했다. 송 단원은 고등학교 교장 출신이다.

단원들은 수시로 모여 마술연습을 하고 보다 나은 공연을 위해 서로의 지혜를 모은다. 마술은 반복 연습이 생명이다. 시간이 지나면 순서를 잊고, 손도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김은숙 단원은 “지회에서 내준 2층 회의실에서 모여 반복해 연습하고 새로운 마술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장명환 단장은 “상을 받았다는 건 우리가 흘린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반증의 하나”라며 “단원들 모두 무척 기뻐했다”고 전했다.

이갑순 김해시지회장은 “마술 의상서부터 소품에 이르기까지 자비로 마련하고, 새로운 마술을 열심히 익혀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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