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 “노인은 수혜 대상 아닌 ‘우리의 자산’… 청년 인구 소멸 상쇄해줘”
최종현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 “노인은 수혜 대상 아닌 ‘우리의 자산’… 청년 인구 소멸 상쇄해줘”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1.03 14:25
  • 호수 8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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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복지서포터즈 도입해 경로당 활성화… 중·장년 일자리도 제공 

개인 유튜브 ‘아빠의 손맛’ 통해 요리 솜씨 선보여… 동료의원도 출연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60~70대가 갈 수 있는 작은 경로당을 많이 지었으면 좋겠다.”

최종현(58)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의 노인복지정책 비전은 남달랐다. 최 위원장은 10월 30일 수원의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실에서 ‘백세시대’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위와 같은 바람을 내비쳤다. 

최 위원장은 “경기도 인구의 14.66%에 달하는 어르신 가운데 많은 분들이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에 나가지 않는다”며 “기존의 경로당이 아닌 컴퓨터, 헬스, 여가 등을 즐길 수 있는 PC방 수준의 ‘스마트경로당’을 만들어 그분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관 운영비 대부분이 운영요원 인건비이며, 실제로 노인을 위한 경비는 적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복지관 설립비용으로 대신 소규모 경로당을 여러 개 만들어 운영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최종현 위원장은 명지대 행정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장애인위원장, 경기도의회 인권증진특별위원회장 등을 지냈다. 한국지방자치학회 우수조례 개인부문 대상(2023년) 등을 수상했다. 

대표적 입법 활동으로 노인 등 취약계층 인권 보장과 복지향상을 위한 ‘경기도 편의시설 설치 도민촉진단 지원 조례’, ‘경기도 고령 장애인 지원 조례’, ‘경기도 장애인 이동권 증진 지원 조례안’ 등을 대표 발의해 제․개정했다. 

-도 의희 보건복지위원장은 어떤 일을 하는가.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12명 의원님들과 소통하며 조례 제·개정, 예산 결산·심의, 행정사무 감사 등의 의정활동을 한다. 고령사회, 저출생부터 장기적 경기침체, 코로나19같은 감염병 사태 등 우리 사회의 복잡하고 다양한 수요에 대처하고 있다.”

-경기연합회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이종한 연합회장님의 권유로 대한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어르신들의 의견을 도의회 입법 활동과 의정 활동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노인회 행사에도 적극 참석한다.”

-노인복지 법안 발의는 어떤 것이 있는지.

“경로당 활성화에 기여하는 ‘어르신 복지서포터즈’ 도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사회적 경륜이 풍부한 55~65세의 중장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경로당에서 컴퓨터, 치매예방교육, 댄스 등을 배우고자 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취지에서였다. 한 사람이 10개의 경로당을 맡아 순회하며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경로당과 지회와의 소통 역할도 담당한다. 앞으로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회와 경로당 예산 증액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복지서포터즈들이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다 시간이 지나 노인이 되면 자연스레 경로당 회원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경기도만의 노인복지를 소개한다면.

“노인복지는 일단 국가사업이라 전국이 동일하다.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노인복지법이 잘 돼 있어 따로 크게 만들 법이 거의 없다. 도의회는 연합회에 여러 사업을 내려주고 있고, 타시·도에 비해 사업을 좀 더 많이 하는 편이다.”

경기도는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전국 노인일자리 우수기관 평가에서 2019년부터 3년 내리 대상을 수상했다. 2023년 일자리 참여자가 10만6737명이며, 저소득 고령층의 복지사각지대 발생 방지를 위해 지방비를 추가 투입한 공익형 일자리 사업도 추진 중이다. 

노인 사회의 두려운 존재인 치매와 관련해 ‘치매친화환경 조성을 통한 치매안심통합서비스 지원’을 목표로 도 광역치매센터 및 시·군 치매안심센터 46개소에서 치매예방교육, 상담, 조기 검진, 사례관리, 쉼터, 가족지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지회장들의 현안이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이다. 경기도만이라도 조례를 제정해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그건 조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상위법에 저촉되기도 하고. 경로당 회장은 무보수 봉사직이 맞다. 다만 지회장 판공비는 인상해드렸고, 차차 인상할 예정이다.”

-통·반장도 활동비(30만원)를 받지만 그보다 더 많은 수고를 하는 경로당 회장은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실정인데.

“통·반장은 국가 조직표 상에 들어 있는 조직이고 경로당은 자생기구이다. 경로당이 시설화가 돼 시설장 급여 기준표에 의해 지급돼야 하지만 쉽지가 않다. 어느 정부가 들어서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수원에서 장애인 복지를 비롯한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지역 정치 변화를 위한 고민과 열정이 많았다.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 이사, 수원시장애인골프협회장, 수원시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장 등을 맡아 일해 왔다.”

최 위원장은 “‘경기도 고령 장애인 지원 조례’를 제정해 현재 도내 20개 고령 장애인 쉼터에서 그분들이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튜브에 ‘요리하는 정치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빠의 손맛’이라는 개인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제가 직접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수원의 맛집도 소개하고, 동료 의원을 초대해 같이 요리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한다. 제 취미 중 하나가 요리다.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중학교 1학년 때 수원에 들어와서 결혼하기 전까지 혼자 음식을 만들어 먹곤 했다. 냉장고의 남은 재료를 모아 즉석에서 만드는 식이다(웃음).”

-부모님께 어떻게 효도하고 계신지.

“부모님이 강원도에 계신다. 마음은 항상 가 있지만 바쁜 탓에 자주 못봬   안타깝다. 어머니는 한때 경로당에 나가셨고 회장도 지내셨고, 지금도 농사를 짓고 계신다.” 

최종현 위원장은 노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소신을 밝혔다.

“노인을 도움을 드리는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우리의 자산’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김동연 경기지사님하고도 노인이 자산이 되는 경기도를 만들어가자는 말씀을 나눴다. 즉 어르신이 평생 살아오면서 쌓은 스킬과 경륜을 지역사회에 환원하자는 얘기다. 경기도가 노인 인력풀을 만들어 그들에 대한 능력을 보증하고 중소기업에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청년 인구 소멸로 공동화된 일자리가 노인 인력으로 상쇄될 수도 있다. 시범적으로 하고 있는 ‘행복캠퍼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란 경기도가 올해 전국 광역 지방정부 최초로 마련한 만 50세 이상 65세 미만 중장년의 미래를 위한 종합서비스 공간이다. 재사회화 교육, 취업·창업 관련 전문교육 등 고품질 교육과정과 상담, 소통·휴식,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한다.

최종현 복지위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1000만 노인인구 시대에 노인복지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며 “백세시대와 같은 신문이 우리 사회를 밝히고 일깨우며, 공동체 발전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해주실 것을 소망한다”고 말했다.


최종현 보건복지위원장 프로필

▷강원도 양구 출생

▷명지대 행정대학원 지방행정학 박사

▷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

▷전 경기도의회 인권증진특별위원회 위원장

▷청소년선도위원회 경기남부본부장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중년행복설계특별위원회 위원장

▷10~11대 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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