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窓)
아무것도 심지 못한 채
보내야 하는
우리의 봄은
왜 이리 짧은 것이냐
젊음보다 무성한
뜨거운 더위 속에서
또 다른 계절을 기다리며
다시 먼 곳을 바라보는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추수를 기다리는 들판
까치밥을 남긴 감나무
얼음장 밑을 흐르는 시냇물은
한겨울에도 물고기를 키웠다
세월만 탓하다가
가을걷이마저 잊고 사는 우리
아무것도 수확하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다가
내 나이 들었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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