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해원 대한노인회 경기 남양주시지회장 “여성 어르신들이 경제난 더 심해… 일자리 더 많이 늘려줘야”
윤해원 대한노인회 경기 남양주시지회장 “여성 어르신들이 경제난 더 심해… 일자리 더 많이 늘려줘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1.10 15:24
  • 호수 89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보조금 정산 간소화·노인일자리 확충 등  

노인의날 기념식서 대통령 표창 수상… 봉사와 희생으로 일관된 삶

올해 노인의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올해 노인의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능력 있는 지도자는 어떤 인물일까. 대한노인회 지회장이라면 회원들의 복지와 권익 증진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해원(77) 경기 남양주시지회장은 이 조건에 합치한다. 윤 지회장은 임기 초반 코로나 사태로 대부분의 사업이 중단된 속에서도 온힘을 기울여 회원 복지와 경로당 활성화에 힘써 지역에서 ‘희생과 최선을 다하는 노인 회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11월 6일, 윤해원 지회장은 “경로당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일 중 하나가 정산”이라며 “시와 사전에 조율해 이 난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윤 지회장은 “운영자금과 냉·난방비, 봉사활동비를 정산할 때 농협통장 내역서 등 총 8장의 보조금 정산서가 필요했던 것을 단 한 장으로 줄였다”면서 “경로당 회장님들이 이구동성으로 ‘훨씬 수월하고 간편해져 정산의 어려움을 덜었다’며 아주 만족스러워 한다”고 밝혔다.

윤 지회장은 또 남양주시장과 끊임없이 접촉해 숙원사업이었던 경로당 회장 활동비 문제도 해결했다. 윤 지회장은 “작년부터 회장님들께 매달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며 “무보수로 수고해온 어르신들께 합당한 대우를 해드리게 돼 저로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남양주시지회는 16개 읍면 분회, 555개 경로당, 회원 3만3600여명이 있다. 윤해원 지회장은 남양주문화원 이사, 진접단위농협 이사 등을 지냈다. 대한노인회 남양주시지회 경로부장과 경로당 회장, 진접읍분회장 등을 거쳐 2019년 12월에 남양주시지회장에 선출됐다. 올해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대통령 표창 수상은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다. 수상 배경이라면.

“과분한 상을 받아 부끄럽기도 하다. 지역에서 오래 동안 쭉 봉사를 해왔지만 무슨 생색을 내기 위해 한 적이 없다. 우리가 다 없이 살았지만 인간된 도리로 응당해야 할 일이라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해왔다. 새마을사업에도 앞장섰고, 마을 공동체의 편익을 위해서라면 사유지를 내놓기도 했다. 아마 그런 것을 일부 좋게 봐준 것이 아닌가 싶다.”

-사유지까지 내놓았다고.

“아버님이 땅을 좀 갖고 계셨다. 지게 지고 마차가 다니던 시절에 길조차 변변치 않았다. 마을에서 승용차가 다닐 수 있게 도로를 넓히는데 우리 땅이 필요해 기꺼이 응했던 것이다.”

-대한노인회와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경로부장으로 노인회에 들어와 지금까지 15년을 봉사했다. 퇴직 후 주위의 권유로 경로당 회장과 분회장을 차례로 했고, 이 자리까지 왔다.”

-분회장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당시 자그마한 콘테이너에서 분회 업무를 볼 정도로 열악했다. 마침 선배 어르신들이 지은 면민 복지관(80평)이 있었다. 사용도 안하고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건물 1층을 리모델링해 월 250만원씩 또박또박 사무실 임대료를 받자 경로당 회장님들이 무척 좋아했다.”

-리모델링 비용은.

“선배 어르신들이 8년 동안 주차장을 운영하며 1억원을 모았다. 자기 돈으로 점심 사먹으며 주차장 관리를 한 것을 보면 대단한 분들이다. 그것으로 건물 뼈대만 남겨놓고 내·외벽을 새로 지었다. 나중에 시청의 도움을 받아 2층도 손을 봐 분회 사무실도 확보하고 노인대학도 만들었다.”

-정산 간소화의 요점은 무언가.

“농협통장 내역서에 찍힌 출금 내역을 색깔을 달리해 표시하는 것이다. 가령 냉방비는 파란색 형광펜으로, 난방비는 빨간색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 한 장의 내역서 만으로 전체 보조금의 출금 내역을 알아보게끔 했다. 타 노인회에서 우리의 방식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윤해원 경기 남양주시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윤 지회장 왼편이 강두식 사무국장.
윤해원 경기 남양주시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윤 지회장 왼편이 강두식 사무국장.

윤 지회장은 또 다른 성과로 ‘노인지도자 역량강화 교육’을 꼽았다. 경로당 분위기를 일신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선 회장의 의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 시장에게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예산 지원을 하소연했다. 그 결과 과거에 없던 경로당 회장 대상의 교육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 10월 속초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어르신들이 바람 쐬는 걸 좋아하시기 때문에 꼭 필요한 사업이기도 하지만 교육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며 “출발 때는 아무 말씀이 없던 회장님들이 돌아오는 길에는 ‘경로당을 어떻게 운영할지 감이 잘 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교육을 받고나선 자신감이 생겼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 전했다. 

-실제로 경로당이 변화하는 걸 느끼는지.

“그렇다. (경로당 회장의)생각이 바뀌니까 경로당도 달라지는 것 같다. 정체돼 있던 경로당 분위기에 생기가 돌고, 회원들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을까 연구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윤 지회장은 경로당 회장 활동비와 관련해 “‘회장님들이 경로당 문단속서부터 고집 센 회원들 다독여 화합하게 만드는 일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는지 모른다, 이분들에게 교통비라도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시장을 설득했다”고 힘든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노인일자리를 많이 한다.

“노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일자리이다. 올해 1385명으로, 전국에서 우리가 가장 많은 일자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에는 더 많이 할 것이다.”

-어떻게 일자리를 많이 하게 됐나.

“우리가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걸 시도 알고, 또 잘 하는 걸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윤 지회장은 “특히 여성 어르신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며 “그분들께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동안 어려운 점도 있었을 텐데.

“어르신들이 고집이 세지 않은가. 아주 드물지만 법조항을 내세우며 자기주장을 관철하려는 경우가 있다. 직원도 아주 힘들어 한다. 저도 중간에서 이해를 시키려 하지만 들으려 하지 않는다. 원칙에 맞게 대응하고, 그렇게 해서 해결되면 보람도 느낀다.”

임기 만료를 앞둔 윤해원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회장님들이 한 번 더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접근성이 좋은 곳에 널찍한 노인회관을 건립하고, 경로당 회장 활동비도 현실에 맞게 인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