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와 포도
무뚝뚝한 모과 총각 귀여운 포도 아씨
서로 말은 없었지만 속으론 좋았겠지
자라난 배경이 다른 두 성년의 첫 만남
포도가 벌써 끝물이라니,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집사람이 마트에서 사온 ‘끝물 포도’를 맛보기 전에, 잠시 근사한 접시에다 모과와 함께 앉혀 보았다. 그림을 그릴 생각으로.
무뚝뚝해 보이는 저 모과 총각도, 고운 향을 띤 부드러운 포도가 곁에 와 앉는 걸 은근히 즐기지는 않았을까?
나는 올해도 색다른 과일향으로 올 가을을 전송하려 한다. 지난 한 해의 흔적을 남기는 데, 이보다 더 나은 과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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