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간, 대한노인회를 회고하다 21
박재간, 대한노인회를 회고하다 21
  • 관리자
  • 승인 2009.09.18 14:31
  • 호수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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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교육 및 경로사상 앙양을 위해 노력
성인교육회 흡수·통합… 중앙회 산하 ‘노인교육위원회’기구 설치
1982년 어버이날부터 전국 효자효부·착한 어린이 표창제도 실시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노인교육은 문교부 산하 법인체인 한국성인교육회가 주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1년 현재 이 단체 산하에는 전국적으로 100여개소의 노인대학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그들은 문교부로부터 약간의 운영비 보조도 받고 있었다. 물론 당시 대한노인회 산하 각 시군구지회도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기는 했지만 정부보조를 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학습활동 등 모든 면에서 상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했다.

더욱이 성인교육회는 노인들에게 게이트볼을 보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포츠를 좋아하는 노인회 회원은 성인교육회로 적을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양 단체의 하부조직에서는 세력 확장 과정에서 종종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규동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문교부 산하 법인체인 한국성인교육회를 대한노인회에 흡수통합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따라 성인교육회 하두철 회장을 불러 그러한 뜻을 전했다. 하지만 하 회장은 대한노인회와의 통합에 완강히 반대했다. 그래서 노인회는 할 수 없이 이규호 문교부장관의 도움을 받아 이 단체를 대한노인회에 흡수, 통합시키는데 성공했다.

노인회는 성인교육회를 흡수 통합하면서 중앙회 산하에 노인교육위원회라는 별도의 기구를 설치하고, 위원장에는 하두철 박사, 위원으로 필자를 비롯해 하상락·문영현·백창현 등을 위촉하고, 노인교육상 필요한 지침을 이 위원회에서 다뤘다. 위원회는 첫 번째 사업으로 노인대학 교재 편찬업무를 시작했다.

필자는 ‘고령자교과서’라는 제목으로 국판 320쪽짜리 교재를 저술했고, 하두철 박사는 노인건강문제를 다룬 교본을 저술해 두 권의 책을 각각 5000부씩 인쇄해 전국 노인대학에 배포했다. 1982년 10월에는 노인대학 교재로 활용하기 위해서 ‘노년기생활’이란 또 다른 책을 1만부 발간해 전국 산하조직에 배포했다.

이 책의 집필진은 필자를 비롯해 김동일·현두일·이윤숙·김종서 교수 등이었다. 또 대한노인회는 산하 기간요원들의 연수용 교재로 ‘노인복지지도원의 업무지침’이란 교재도 편찬했는데 모두 교육위원회의 업적이다.

당시 시도연합회장이나 시군구지회장 중에는 노인회의 발전을 위해 중점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더구나 노인회의 정관이나 지방조직운영규정 등을 모르는 상태에서 회장직을 수행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다.

이에 따라 1982년부터 기간요원 연수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기로 했다. 이규동 회장은 필자의 제안을 받아들여 복지부 천명기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노인회 기간요원들도 정부가 실시하는 연수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보라고 부탁했다. 사실, 부탁이라기보다는 지시에 가까웠다.

이에 따라 1982년 4월, 제1차로 국립사회복지연수원에서 국비에 의해 전국 시군구지회장을 대상으로 노인회 운영과 관련된 실무교육을 실시했고, 9월에는 전국 사무국장이 교육을 받았다. 시군구지회장 및 사무국장에 대한 연수교육은 1996년 국립사회복지연수원이 폐쇄될 때까지 지속됐다.

1969년 대한노인회가 창설된 이후 시군구지회 또는 경로당 등에서 해당지역의 효자효부 또는 노인복지에 기여한 주민을 선발, 표창하는 사업이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전국적으로 효자효부를 포상하는 사회제도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규동 회장은 효자효부에 대한 범국가적인 표창제도를 실시하자는 필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포상을 하기 위해서는 상금과 부상 등 물질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했다.

이규동 회장은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그는 요청을 받아들여 부상을 모두 삼성그룹에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대한노인회는 1982년 5월 8일 어버이날부터 효자효부 및 착한 어린이에 대한 전국적인 규모의 표창제도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대한노인회의 연례행사로 치르던 이 사업은 1984년 이병철 회장이 타계함에 따라 재정지원이 끊겨 폐지됐다. 그러나 때마침 보건복지부가 노인회의 효행자표창사업을 본떠 1984년부터 포상사업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같은 성격의 사업을 이중으로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도 이 사업을 중단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였다.

그 후 1980년대 말에서 90년대초에 이르는 기간 현대그룹과 삼성그룹 등을 비롯해 많은 법인체들이 효행자 및 노인복지기여자에 다한 포상을 연례행사로 실시하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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