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 치명적인 폐렴… 발열 등 증상 없는 경우 많아
노인에 치명적인 폐렴… 발열 등 증상 없는 경우 많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1.20 15:16
  • 호수 8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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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의 증상과 치료

식욕부진·기력쇠퇴 등 나타나… 48시간 내 항바이러스제 투여해야

65세 이상은 반드시 입원치료를… 예방백신 접종하면 합병증 예방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 곰팡이 등에 의해 기관지 및 폐 실질(폐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에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질환이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 곰팡이 등에 의해 기관지 및 폐 실질(폐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에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질환이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폐렴은 암이나 뇌혈관질환처럼 위험성이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노년층에서는 암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통한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1년 폐렴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수는 2만2812명으로 암(8만2688명), 심장질환(3만1569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하루 평균 62.5명이 폐렴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뇌혈관질환(2만2607명)보다도 많으며, 암이나 뇌혈관질환 환자도 마지막에는 폐렴에 걸려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김윤석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 인구의 증가와 의약품의 발달로 인해 노년층을 중심으로 폐렴이 중요한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폐렴의 원인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주요 원인은 폐렴구균과 같은 세균이다. 면역력이 높은 사람은 폐렴구균에 감염되더라도 별다른 이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감염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심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폐렴에 의한 사망자 10명 중 9명은 65세 이상 고령자로 알려져 있으며, 고위험군인 임산부나 노인·소아의 경우 폐렴에 걸리면 절반 이상은 입원 치료를 받는다.

◇폐렴의 증상

폐렴의 증상은 발열, 오한,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염증으로 폐에 물이 차면서 고열과 가래를 동반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 쉴 때 통증을 느끼고 숨이 차게 된다. 

특히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폐렴의 경우, 전형적인 폐렴 증상이 급성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발병이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양상을 띠거나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병원 밖에서 감염된 노인성 폐렴 환자의 20%가 입원 당시 열이 없으며, 심지어 균이 혈액 속으로 침입해 들어가 균혈증이 동반됐는데도 열이 없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전신 상태가 양호해야 발열 기전도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인성 폐렴에서는 폐렴의 특징적인 증상 없이 식욕부진, 전신 무력감, 기력쇠퇴, 혼동, 헛소리, 가래 끓는 소리, 입술이나 손발이 파래지는 청색증, 차가운 손발, 대소변을 못 가리는 등 막연하고 뚜렷하지 않은 증상이 몇 가지만 나타나기도 한다.

김윤석 교수는 “폐렴은 급성으로 나타나고 고열과 기침, 가래가 특징이지만, 노인의 경우 기침, 가래 없이 숨이 차거나 기력이 없어지는 등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65세 이상에서 감기 증상에 고열과 기침, 가래가 3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폐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폐렴의 치료

폐렴은 원인균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증상이 시작된 후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발열과 바이러스 전파를 감소시킬 수 있다. 세균성 폐렴은 항생제 요법을 통해서 치료하면 된다. 이때 항생제 외에도 건조하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 

기침이 심하면 기침 억제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39℃ 이상인 경우 해열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폐렴은 중증도에 따라 외래치료 혹은 입원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자, 만성 폐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암 환자를 비롯해 심부전, 신부전, 호흡곤란, 빈호흡(과다호흡), 의식혼탁의 증상이 있거나 경구 약제를 복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폐렴 예방법

폐렴 발생 위험을 줄이려면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생활습관과 폐렴구균 예방백신 접종이 중요하다. 우선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평상시 감염되지 않도록 외부 활동 후 손을 깨끗이 씻고, 규칙적이고 영양 있는 식사, 하루 6~8시간의 적당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폐렴 고위험군은 예방백신이 도움이 된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는 65세 이상 혹은 65세 미만에서 만성심장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간질환, 만성신질환, 항암 환자, 당뇨, 인광와우 및 뇌척수액 누수, 면역억제제 투여, 장기 및 조혈모세포 이식, 무비증 등이 있다. 폐렴 예방백신을 맞으면 폐렴구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약 75%, 당뇨병·심혈관계질환·호흡기질환자 같은 만성질환자는 65~84%까지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호흡기가 약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65세 미만 만성질환자나 기저질환자도 고위험군에 속하는 만큼 폐렴 예방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고 인플루엔자 백신도 매년 접종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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