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기 화성시지회 소속 화산동우봉사단 “호국영령의 희생정신을 더욱 빛나게”
대한노인회 경기 화성시지회 소속 화산동우봉사단 “호국영령의 희생정신을 더욱 빛나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1.30 18:19
  • 호수 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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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화성현충공원·용주사 등 청소

6·25,월남전 참전용사 기념비도 닦아

화산동우봉사단원들이 화성현충공원의 6·25 참전비를 정성스레 닦고 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경기도 화성시 화산동은 세계문화유산 등 문화재가 풍부한 지역이다. 융건릉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융릉), 정조와 효의왕후(건릉)가 잠들어 있는 왕릉이다. 화성현충공원은 현충탑을 비롯해 무공수훈자 공적비, 존슨 동상, 6·25, 월남전 참전 기념비 등이 세워져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미국 존슨 대통령 방한을 기념해 조성한 공원이라 처음에는 ‘존슨공원’으로 불렸다. 용주사는 정조가 사도세자의 능을 화산으로 옮긴 후 명복을 빌기 위해 1790년 세운 절이다. 이 절에는 경기도문화재 ‘천보루’와 부처님 사리를 봉안한 5층 석탑, 궁궐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2층 누각 등 귀중한 문화재가 많다.  

이들 문화유적지가 어르신들의 관심과 보살핌 아래 항상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경기 화성시지회 소속의 화산동우봉사단의 희생과 수고덕분이다.  

김길수(78) 화산동우봉사단장은 “지난 10월 25일, 현충탑 주변의 휴지를 줍고, 기념비와 동상을 물걸레로 깨끗하게 닦아주었다”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의 충정과 희생정신이 더욱 빛나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충탑  상층부를 닦으려면 사다리를 놓고 올라서야 하는데 노인들은 위험하다”며 “봉사가 일상화된 후배들에게 연락해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안녕1통경로당 사무장을 지냈으며, 서울에서의 10여년 간 직장생활을 제외한 나머지 삶을 오로지 봉사에 헌신했다. 화산새마을금고를 창설한 것을 비롯해 화산라이온스클럽, 화성군장애인후원회 등 많은 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2020년 화성시지회의 권유로 화산동우봉사단을 조직했다. 김 단장 외에 나머지 단원은 모두 여성 어르신이며, 안녕동 내에 위치한 경로당을 다니는 회원들이기도 하다. 단원들은 각기 다른 경로당에 나가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소통하고 친밀감도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안녕7통경로당 회장이기도 한 박우복녀(87)단원은 “봉사를 하기 전에는 다른 경로당 회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지내는지 잘 몰랐는데 봉사 날 만나 자연스레 얘기를 나누면서 잘 알게 됐다”며 “우리 경로당 운영에도 적잖이 도움 된다”고 말했다.

볼거리가 많아 관광객도 많이 찾아오고, 버려진 쓰레기의 양도 많다고 한다.

윤복순(85) 단원은 “부처님오신날은 용주사와 융건릉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며 “절 내와 주차장의 담배꽁초와 휴지 등을 줍는 일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자랑스런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고 한다. 봉사활동 소집서부터 마무리까지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이인분(77) 단원은 “역사적인 현장을 지킨다는 사명감도 있고, 동시에 훌륭한 조상을 둔 고장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자긍심도 있다”며 웃었다. 이 단원은 삼성전자를 정년퇴직하고 줄곧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박학순 화성시지회장은 “화산동우봉사단 어르신들은 한 번 봉사를 나가면 3시간 이상씩 장시간 동안 풀을 뽑고, 기념비와 동상을 닦는 등 땀을 흘리면서도 한 번도 힘들다는 말씀을 안 하신다”며 “노인회에 대한 좋은 인상을 주민들에게 심어줘 노인회를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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