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남 함양군지회 소속 안의실버색소폰봉사단 “연주에 맞춰 어르신들과 춤도 춰요”
대한노인회 경남 함양군지회 소속 안의실버색소폰봉사단 “연주에 맞춰 어르신들과 춤도 춰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2.08 13:51
  • 호수 89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양원, 경로당, 주간보호센터 등서 공연  

2023 노인자원봉사대축제 복지부장관상

안의실버색소폰봉사단원들이 한 노인시설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안의실버색소폰봉사단원들이 한 노인시설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우리 나이에 화려한 의상 입고, 좋아하는 악기 연주하고, 어르신들 기쁘게 해드리니 얼마나 좋은가요.”

백인종(69·안의면 황대문화마을) 안의실버색소폰봉사단 단장이 봉사활동에서 느끼는 행복감을 이같이 말했다. 이 봉사단은 한 달에 두 번 요양원, 경로당, 주간보호센터와 기관·단체 행사장 등에서 공연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단의 최고 연장자인 김혜자(75) 단원은 “(시력이 떨어져)잘 보이지 않는 악보를 들여다보며 정확한 음과 박자를 낼 때까지 반복연습을 하는 과정이 힘들기도 하지만 우리 연주를 듣고 즐거워하는 어르신들 모습을 보는 순간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대한노인회 경남 함양군지회(지회장 이영일) 소속으로, 2020년 6월, 60대 후반~70대 후반의 남,여(9명) 단원 22명으로 조직됐다. 봉사단은 그 이전부터 지역에서 선행을 해왔다. 안의면에 100만원의 성금을 기부했고, 농월정, 용추사 등지에서 버스킹을 하기도 했다.

백 단장은 “거창에서 교사생활을 하다 퇴직하고 고향 함양에 들어왔다”며 “전부터 배우던 색소폰을 같은 또래의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 플래카드를 내걸고 동호인을 모집했다”고 말했다. 

당시 8명이 모였고, 이후로 늘어나 현재의 인원이 됐다. 교사, 설계사, 은행원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했던 이들이 은퇴 후 색소폰이란 악기로 한마음이 됐고, 대한노인회의 제안으로 봉사에 임하게 된 것이다. 백 단장은 황대문화마을 이장이기도 하다.

봉사단원 중 음악을 전공한 이는 한 명도 없지만 수년간 연주 활동을 통해 모두가 프로 수준의 연주자로 성장했다. 신한은행 지점장 출신의 박일남(69) 단원은 악보 채보의 일을 전담하고 있다. 박 단원은 “반주기의 악보를 기본으로 테너와 알토로 나눠 악보를 그린다”며 “연습 과정에서 수정을 통해 완성한 악보를 단원들이 보면서 아름다운 화음을 내는 순간 작은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연 무대는 단원 전체 합주로 시작을 알린 다음 독주, 노래, 합주 순으로 마무리된다. 봉사단 총무로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유순종 단원은 “연주 중간에 어르신들과 함께 춤도 추고, 요양보호사가 부르는 노래에 반주도 한다”며 “어르신들을 뵈면 103세와 92세로 각각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떠올라 눈물이 나곤 한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17회 전국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지난 10월에는 함양군 주민자치위원회 대표로 경남도 경연대회에 참가해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봉사단 단원들은 “장관상을 탈 만큼 우리가 크게 한 일도 없는데 큰 상을 받아 부끄러운 생각도 들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일 함양군지회장은 “각자 무대의상도 준비하고, 정기적으로 모여 컨테이너에서 연습도 열심히 하는 등 어르신들 위로 연주에 희생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단원들에게 노인회장으로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