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고혈압 관리 중요… 기온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되며 혈압 더 올라가
겨울철 고혈압 관리 중요… 기온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되며 혈압 더 올라가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2.11 14:08
  • 호수 8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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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에게 유병률 높은 고혈압… 뇌졸중·심장질환 유발할 수 있어 주의

평소 가정서 혈압 측정해 관리… 국물 적게 먹는 등 나트륨 섭취 줄여야

요즘과 같이 추운 날씨에는 활동량이 줄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고혈압이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은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가 고혈압 환자의 진료를 보고 있는 모습.
요즘과 같이 추운 날씨에는 활동량이 줄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고혈압이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은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가 고혈압 환자의 진료를 보고 있는 모습.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추운 겨울에는 다른 계절보다도 건강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의 근육, 혈관 등이 수축하고 경직되기 때문이다. 

평소 심뇌혈관 질환이 있거나, 65세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추위와 함께 혈압이 오르기 쉽기 때문에 더욱더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2월~2월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이에 고혈압 환자의 겨울철 건강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70세 이상 어르신, 고혈압 유병률 60% 넘어

고혈압은 혈관 노화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성인을 기준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Hg(밀리미터 머큐리)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대한고혈압학회의 ’2023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는 123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중 70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60%가 넘고, 60대로 범위를 넓혀도 약 절반 이상에서 고혈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여러 합병증을 유발해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높은 혈압은 심장에 부담이 되는데, 이를 견디기 위해 심장벽이 두꺼워지면 심부전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압력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동맥경화로 이어지기도 하며 만성콩팥병, 망막 출혈에 의한 시력장애도 생길 수 있다. 특히 뇌혈관질환의 절반은 고혈압 때문에 발생한다. 

혈압을 잘 관리하면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일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체 마비, 치매, 심부전에 의한 호흡곤란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기온 내려가면 혈압 상승 주의해야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 고혈압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심평원의 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2022년 고혈압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두 해 모두 12월에 가장 많았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압에도 변화가 적지 않게 생긴다”며 “반대로 여름에는 혈관이 늘어나고 더위에 의한 탈수가 겹치면서 혈압이 내려가는데, 이때 고혈압약을 줄이면 다시 추워지면서 혈압이 올라가고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치료를 위해서는 혈압 강하제를 통한 약물요법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위험인자를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혈압약을 복용하니까 나쁜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약물요법은 생활요법에 추가되는 치료로 추가적인 강압 효과를 얻는 것이며, 생활요법을 통해 약의 용량을 줄일 수 있으니, 고혈압약만 믿고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일상에서의 고혈압 관리는 ‘가정 혈압’을 기록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혈압은 가정과 진료실에서 측정한 것이 서로 다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측정하면 혈압은 문제가 없는데 진료실에서만 유독 높게 나오는 ‘백의(白衣) 고혈압’ 현상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반대로 진료실에서 문제가 없는데 가정에서는 높다면 조절이 안 되는 ‘가면(假面) 비조절 고혈압'이기에 문제 될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증상에 상관없이 아침과 잠자기 전, 특히 진료 1~2주 전에는 혈압을 측정해 기록하고, 혈압 변동에 대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춥다고 집에만 있으면 안돼

춥다고 실내에서 꼼짝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어르신은 오히려 혈압이 더 오르고, 체중이 늘면서 혈당도 오른다. 쇠약해지면서 근력이 저하돼 침대에서나 화장실을 오갈 때 낙상과 골절이 생기기 쉽다. 

그러므로 기온이 오르는 시간대에 가볍게 걷기나 산책, 기구 운동 등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새벽 운동을 즐겨 하는 어르신이라면 아침 식사 후나 오후로 운동 시간을 옮기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에는 따뜻한 외투와 함께 모자·장갑·목도리를 챙겨야 한다. 비나 눈이 내려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낙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실내 자전거·체조 같은 실내 운동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혈압 환자는 감기도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으로 인해 동맥경화증까지 있는 환자는 감기만으로도 혈관에 혈전이 발생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어서다. 동맥경화증 지병이 있는 노인에게서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률이 높았던 이유다.

감기, 독감 등에 의해 몸에 염증이 발생하면 혈액에서 혈전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 이는 동맥경화증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고혈압을 오래 앓아 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으므로 독감 백신을 꼭 접종해야 한다.

◇국물 적게 먹기 등 소금 섭취 줄여야

고혈압 관리에 연관이 깊은 식습관은 ’소금‘이다. 혈액 내 나트륨이 높아지면 물을 같이 가지고 있으려고 하기 때문에 혈액 부피가 커지고 혈관 압력이 높아진다. 

고혈압 진료지침에 따르면, 하루 소금 섭취량을 6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한국인은 이미 필요량의 4~6배(15~25g)나 많이 섭취하고 있다. 

손일석 교수는 “만약 소금을 줄이면서 음식이 너무 싱거워 먹기가 힘들면, 국물을 삼가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며 “매끼 국물 한 컵(200mL)을 덜 마시면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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