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차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의 시작은 금연
숨이 차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의 시작은 금연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2.11 14:11
  • 호수 8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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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과 치료

폐기능이 50% 떨어져도 증상 느끼기 어려워… 폐활량 검사로 진단

한번 망가지면 완치 쉽지 않아… 흡연자, 40세 이후 매년 검진 받아야

COPD의 주요 발병 원인은 흡연으로, 기관지와 폐 실질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생긴다.
COPD의 주요 발병 원인은 흡연으로, 기관지와 폐 실질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생긴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담배를 피우거나 직업적 유해가스 노출, 실내외 공기 오염, 폐 감염 등에 의해 기관지와 폐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글자 그대로 풀면 장기간에 걸쳐(만성) 기도가 좁아지는(폐쇄성) 폐질환이라는 의미다.

국내 4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 70세 이상 노인 2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며, 남성이 여성보다 약 2배 많다. 사망률도 높다. COPD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20년 전 세계 사망원인 3위에 올랐고, 2050년에는 대기오염 등으로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또한 COPD가 급성으로 악화해 입원하게 되면 3.3년 뒤 약 50%가 사망하고, 7.7년 뒤에는 75%가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국내에서 COPD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6005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는 11.7명에 달한다. 특히 국내 70세 이상 인구의 사망원인 중 4번째로 높다.

신아영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성 염증으로 기관지가 좁아지고 폐 실질이 파괴되면 폐기종이 생기고 기도가 좁아져 숨을 쉴 때 공기의 이동이 잘 이뤄지지 않게 돼 숨이 차게 된다”며 “COPD는 이렇게 숨이 들어오기 힘들어지고 기류 제한이 진행되면서 결국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말했다. 

◇COPD의 원인과 증상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담배를 피우거나 직업적 유해가스 노출, 실내외 공기 오염, 폐 감염 등에 의해 기관지와 폐 실질(폐를 실제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조직)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생긴다.

문제는 이러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심각성에 비해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는 점이다. 숨이 차거나 가래, 기침이 나타나면 단순히 감기로 여기거나 증상이 좀 가라앉으면 나았다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중 자신에게 질환이 있다고 인지한 사람의 비율은 2.8%에 불과해 대부분 증상이 악화한 후 병원을 찾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위험인자는 △65세 이상의 고령 △남성 △저소득 △과거 또는 현재 흡연자 등이다. 일반적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70~80%는 흡연과 관련돼 나타난다. 나머지는 비흡연자에게서 발생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결핵과 천식을 비흡연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기침과 호흡곤란이 흔한 증상이지만 기관지 천식, 심부전, 폐렴, 폐암, 기관지확장증 등 다른 질환에서도 이러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하다. 

보통 점차 심해지는 호흡곤란(특히 운동하면 심해짐)과 지속적 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잘 낫지 않고 오래가는 기침, 계속되는 가래 등이 나타난다.

◇COPD의 진단과 치료

COPD의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미리미리 폐 정기검진을 받고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COPD를 조기에 발견했더라도 폐 기능이 일단 저하되면 완치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여러 연구에서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증상과 폐 기능을 호전시키고 악화를 예방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COPD는 오랜 흡연력이나 위험요소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폐 기능 검사, 폐활량 검사를 통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비율, 즉 최대 폐활량 대비 1초간의 호기량 비율이 0.7 미만일 경우 진단한다.

신 교수는 “과거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사망률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약제의 발달로 조기에 진단하면 폐 기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며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미리미리 폐 정기검진을 받고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COPD의 치료

COPD는 완치가 어렵지만 적극적인 약물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과거에는 COPD의 사망률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약제 발달로 조기에 진단하면 폐 기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

COPD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연이다. 금연은 COPD의 경과를 변화시키고 폐 기능 감소를 늦출 수 있는 간단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COPD 환자가 담배를 계속 피우면 급성악화가 자주 발생해 입원 위험과 사망률이 높아진다. 기본적으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독감이나 폐렴이 걸리면 COPD가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접종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또한 흡연자의 경우 40세가 넘으면 1년에 한 번씩 흉부 엑스레이를 찍어 매년 사진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폐 건강을 확인할 수 있다.

신아영 교수는 “폐 기능 검사 등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진단은 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키고 추후 중증으로 악화돼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의학이 발달하면서 COPD 역시 꾸준히 관리하면 질병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는, 조절이 가능한 질환이 되고 있다.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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