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 소속 서광봉사단 “우유팩 재활용으로 생활용품 마련”
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 소속 서광봉사단 “우유팩 재활용으로 생활용품 마련”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2.15 11:05
  • 호수 8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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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1동분회 경로당 회원 20명이 주축

아파트 주변, 낙원역사공원 등 환경정화

서광봉사단 단원들이 우유팩을 재활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광봉사단 단원들이 우유팩을 재활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우유팩을 재활용해 두루마리휴지로 바꾼다.”

12월 11일, 곽두용 서광봉사단 단장(77·안성시 낙원동)이 하는 말이다. 이 봉사단은 한 달에 두 번, 아파트 주민들이 내다버린 우유팩을 납작하게 펴는 작업을 한 다음 관할 주민센터에서 두루마리휴지로 바꿔온다. 

곽 단장은 “단원들이 빙 둘러앉아 우유팩 10~15kg을 물에 헹궈 말리는 작업을 한다”며 “그 정도 무게면 두루마리휴지 15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휴지는 경로당에서 사용하고, 일부는 관리사무소에 나눠준다. 그런데 이 작업이 결코 쉽지가 않다. 여름에는 우유팩에 남아 있는 우유가 부패해 냄새가 고약하다. 한 단원은 “우리가 아니면 누가 이 일을 할까 하는 생각에 냄새를 참고 견디며 작업한다”며 “우유팩을 말려서 내놓는 건 둘째치고라도 팩 내부를 깨끗하게 씻어줬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그밖에도 아파트 안팎과 인근 낙원역사공원에서 쓰레기를 줍고 꽃길을 가꾸는 등의 환경정화 봉사를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지회장 송근홍)에 소속된 이 봉사단은 안성시 장기로에 위치한 서광아파트경로당 회원 20명이 주축이 돼 2020년에 결성됐다. 70대 후반~80대 중반의 남녀 각각 10명으로 구성됐다. 대부분 경찰관, 교사, 사업가, 농부 출신이다. 곽 단장은 안성시 공무원 출신으로 서광아파트경로당 회장이기도 하다. 

이 봉사단의 특징 중 하나는 단원들의 참여 열기가 남달리 뜨겁다는 점이다. 봉사단의 최고 연장자인 윤재현(84) 단원은 “재활용 작업은 냄새도 냄새지만 손에 오물도 묻어 젊은 사람들은 기피하는 일”이라며 “궂은일에 앞장서는 우리를 보고 주민들의 칭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서광아파트경로당은 안성시지회 안성1동분회 산하에 있으며, 회원이 60명이다. 곽두용 단장은 “한 동에 146세대가 거주하는 서광아파트는 주민들이 화목하게 지내며, 경로당도 단합과 친목이 잘 된다”고 소개했다. 

곽 단장은 “봉사하는 날 외에 경로당 차원에서 하루 날을 잡아 ‘꽃길 가꾸기’ 봉사를 따로 해오고 있는데 그날도 몇몇 회원은 지팡이를 짚고 나와 일손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봉사단이 조직된 이후 경로당 분위기도 한결 좋아졌다. 

홍기선(81) 단원은 “봉사단에 이름을 올린 이는 20명이지만 봉사 날에는 경로당 회원 대부분이 얼굴을 비친다”며 “우리들이 청소하는 낙원역사공원에는 46기의 공덕비, 문인석, 송덕비가 있다”고 소개했다. 

홍 단원은 “특히 ‘이인좌의 난’을 평정한 오명항 공신(1673~1728년)의 송공비를 비롯해 고려시대의 삼층석탑, 석불좌상 등을 모아놓은 소중한 문화유적지를 노인들이 잘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근홍 안성시지회장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무보수로 땀을 흘리는 자원봉사만큼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서광봉사단 어르신들은 가장 충실히 그 소임을 다해 주민들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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