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
겨울이 추운 입김을 호호 불자
철모르는 아이 볼이 꽁꽁 얼었네
갑자기 첫 서리가 내렸다. 연일 이상 기온이던 탓에 제철인 줄만 알고 있던 꽃은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이제 막 피어보려는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불가항력이었을까. 이미 예견되어 있던 것일까.
지금 지구촌은 몸살을 앓고 있다. 한쪽에선 폭염이 또 한쪽에선 폭설이 그리고 어느 곳에서는 폭우로 수많은 사상자가 나고 있다. 그러나 강대국들은 기후협약에는 관심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우리의 일상이 위협을 받아도 내일 어떤 이상 기온이 우리를 덮칠지 알면서도 오늘은 모른 척 또 하루를 넘기는 실정이다. 저 꽃 한송이로 그칠 일이 아니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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