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어르신들 가벼운 엉덩방아로 골절될 수 있어 ‘조심’
겨울철, 어르신들 가벼운 엉덩방아로 골절될 수 있어 ‘조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2.18 14:31
  • 호수 8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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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엔 빙판길 낙상사고 빈번… 뒤로 넘어지면 척추 골절 발생도

손목·고관절 골절은 후유증 위험… 평소 칼슘 많은 우유·멸치 섭취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겨울은 빙판길로 인한 낙상사고가 많이 일어나는데다 줄어든 바깥 활동량으로 인해 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비타민D 흡수까지 감소하는 계절이다. 빙판길 낙상은 단순 찰과상에 그치지 않고 골절을 발생시키고, 심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에 겨울철 낙상으로 인한 골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겨울철, 낙상만으로 골절 빈번

겨울철에 일어나는 골절은 주로 넘어지면서 발생한다. 낙상으로 인한 대표적인 골절에는 ▲손목 골절 ▲고관절 골절 ▲척추 압박골절 등이 있다. 

골절은 교통사고, 낙상 등 고에너지 손상에 의해 발생되는데 겨울철에는 빙판길이 도로 곳곳에 형성되므로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가 다른 계절에 비해 빈번하다.

김진우 노원을지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보통 사소한 실수로 넘어지면서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른 계절에는 집안에서 걷다가 헛디뎌 넘어지거나 화장실 바닥에 미끄러지는 경우, 심지어는 방바닥에서 일어나다가 힘이 없어 주저앉으면서 다치는 경우가 많지만 겨울철에는 빙판길에서 발을 헛디뎌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척추 골절 생기면 통증 심해

미끄러져 넘어진 경우에는 ‘엉덩방아 정도니까 괜찮겠지’라고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뒤로 넘어졌을 때 엉덩이에 가해지는 충격은 몸무게의 4배 정도이며 척추로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척추 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통 건강한 척추뼈는 외부 충격에 쉽게 부러지지 않지만 골다공증이나 노화 등으로 골밀도가 낮아지면 작은 충격에도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은 겨울철에 중장년 여성들에게 자주 발생하는데,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진 상태가 아니라 외부 충격에 뼈가 주저앉으면서 깨지거나 으스러지는 형태로 생긴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재채기를 하다가 골절을 당하기도 한다.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이 발생하면 골절 부위인 등과 허리의 통증이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심하다. 또한 누웠다가 일어날 때, 돌아누웠을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가슴, 아랫배 등 전신으로 퍼져나가기도 한다. 

이를 방치하면 골절이 악화되면서 몸이 앞으로 점점 굽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라면 휴식과 함께 보조기를 착용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해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하다면 일그러져 좁아진 척추뼈 사이에 주사로 골시멘트를 주입해 단단하게 고정하는 척추성형술로 척추뼈의 형태를 복원시킬 수 있다.

◇손목·고관절 골절되면 후유증 커

미끄러져 넘어질 때 보통 손으로 바닥을 짚게 되는데, 이때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충격이 손목에 전해져 골다공증 환자인 경우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손목뼈가 부러지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부어오르며 손목이 포크 모양처럼 굽기도 한다. 살짝 금이 가거나 부러진 뼈가 서로 맞물린 상태라면 큰 고통이 없기 때문에 통증을 그냥 참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손목 골절의 경우 부상의 종류에 따라 환자에게 큰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어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관절 골절 역시 겨울철 흔히 일어나면서도 위험도가 큰 부상이다. 골다공증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가볍게 엉덩방아만 찧어도 고관절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고관절은 몸체와 하지를 연결하는 관절로 문제가 생기면 당장 거동에 큰 제약이 생긴다. 

특히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혈전에 의한 뇌졸중이나 폐렴, 욕창 등 합병증이 함께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골절 부위 치유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부러진 부위를 맞추고 고정하는 고정술을 하기도 하지만 관절 일부 혹은 전체를 인공 관절로 치환하는 치료가 보편적이다.

또한 척추 골절로 인한 뼛조각(골편)이 신경을 압박할 시에는 하지 근력 저하, 대소변 장애가 수반되는 마미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

김진우 교수는 “뼈가 완전히 부러지면 통증이 심해 병원을 바로 찾게 되지만, 금이 가거나 부러진 뼈가 서로 맞물리면 당장 큰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노인의 경우 주위 식구들에게 말하지 않고 통증을 숨긴 채 누워만 있다가 치료의 시기를 놓쳐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가정에서는 어르신의 행동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겨울철 낙상사고 예방법

뼈와 근력이 약해진 노인들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 발생하면 치료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낙상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골다공증은 완치가 없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여성의 경우, 완경(폐경) 시기부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골밀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데 평소 우유, 치즈, 멸치 등 칼슘 함량이 많은 식품과 고등어, 버섯 등 비타민D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좋다. 더불어 비타민D 합성을 위해 햇볕을 자주 쬐는 것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태호 부평힘찬병원 원장은 “골밀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충분한 영양섭취와 함께 조깅, 계단 오르기 등 체중 부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며 “다만 운동을 할 때 정확한 자세와 기구 사용법 등을 준수해 뼈에 과한 충격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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