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부산 수영구지회 소속 광일아랫땀경로당봉사단 “꽃이 피자 골목 풍경이 확 바뀌었어요”
대한노인회 부산 수영구지회 소속 광일아랫땀경로당봉사단 “꽃이 피자 골목 풍경이 확 바뀌었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2.22 14:20
  • 호수 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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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인근 골목, 이면도로 화단조성 및 청소

2023 자원봉사대축제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광일아랫땀경로당봉사단원들이 화단을 가꾸고 있다.
광일아랫땀경로당봉사단원들이 화단을 가꾸고 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연산홍 꽃이 피자 골목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

집 주변 골목에 방치된 한 공간에 꽃을 심고 가꿔 아름다운 화단으로 탈바꿈시킨 정애자(73)광일아랫땀경로당봉사단 단장이 하는 말이다. 

정 단장이 거주하는 광안1동(수영로)은 빌라, 원룸, 작은 가게 등이 밀집해 있다. 경로당 가는 길에 삼각형 모양의 작은 땅이 있는데 관리를 안 해 늘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그곳을 깨끗이 치우고 철쭉·연산홍·금선화 등 빨갛고 노란색의 예쁜 꽃을 심자 칙칙했던 골목 풍경이 180도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정 단장은 “처음엔 사비를 들여 봄·여름·가을꽃을 사다 심었다”며 “저 혼자서 한 것이 아니라 단원들이 힘을 합쳐 희생하고 수고한 결과”라고 겸손해 했다. 

정 단장은 광일아랫땀경로당 회장으로 봉사경력이 30년을 넘는다. 성당을 다니면서부터 어르신 목욕봉사, 불우이웃 무료급식소 배식봉사 등을 해왔다. 

이 봉사단은 대한노인회 부산 수영구지회 소속으로 올해 3월에 결성됐다. 단원 대부분이 80대(남 5명, 여 15명)이며, 정 단장이 회장으로 있는 광일아랫땀경로당 회원들이다. ‘광일’은 광안1동의 줄인 말이고, ‘아랫땀’은 아래담에서 나온 말로 추정된다. 이 경로당 위쪽에 광일윗땀경로당이 있다. 이들은 한 달에 두 번 경로당 인근 광안골목시장 주변의 화단을 가꾸고, 광안1동 이면로의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 봉사를 하고 있다. 

나송자(79) 단원은 “호미 한 자루씩 손에 쥐고 골목길을 누비며 우리가 조성한  화단의 꽃을 관리한다”며 “광안시장 상인들의 공동수도에서 물을 길어다 꽃에 준다”고 말했다. 

허연복(82) 단원은 “물을 가득 담아 나르는 페인트 통이 혼자서는 무거워 둘이 같이 든다”며 “그래도 우리가 주는 물로 생명을 이어가는 꽃을 떠올리면 힘든 걸 잊는다”고 말했다.

화단 가꾸는 일도 쉽지 않다. 꽃 구입비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 단장은 “자원봉사 활동비(30만원)로 꽃을 구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생각 끝에 주민자치센터에 연락해 지원을 부탁했다”며 “흔쾌히 꽃을 제공하겠다는 답변을 들어 기대에 차 있다”고 말했다.

광일아랫땀경로당 회원들은 고령자가 대부분이지만 어느 경로당보다 젊음과 생기가 넘친다. 지난 10월 10일 KBS부산홀에서 개최된 경로당 프로그램 발표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정 단장은 “남녀 회원 30명이 초록색 티를 입고 무대에 올라 ‘개똥벌레’. ‘울고 넘는 박달재’에 맞춰 노래와 무용을 했다”며 “우리 경로당 회원들은 서로 양보하고, 아껴주고, 화목하게 지낸다”고 자랑했다. 

내년에는 노래와 춤으로 요양원 등에서 공연봉사를 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3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김양자 수영구지회장은 “어르신들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봉사의 대열에 기꺼이 동참하고, 프로그램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어르신들로부터 본받을 점이 많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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