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72] 욕망과 애착에서 벗어나면 보이는 길
[채근담 다시 읽기 72] 욕망과 애착에서 벗어나면 보이는 길
  • 백세시대
  • 승인 2023.12.26 09:32
  • 호수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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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애착에서 벗어나면 보이는 길

위인이 되는 길에는 심히 고상하고 원대한 것 같은 사업이 없으니, 속된 욕망을 벗어나면 곧 이름난 사람이 될 것이다. 학자가 되는 길에는 심히 많은 공부를 더하지 않더라도, 사물에 대한 얽매임을 덜어 없애면 곧 성인의 경지에 이를 것이다.

作人, 無甚高遠的事業, 擺脫得俗情, 便入名流,

작인  무심고원적사업  파탈득속정  편입명류

爲學, 無甚增益的工夫, 減除得物累, 便臻聖境.

위학  무심증익적공부  감제득물루  편진성경

◆만해 강의

천고(千古)에 드문 빛나는 업적으로 역사상에 영롱한 광채를 내는 위인이나 명인은 속세를 떠난 높고 먼 세상 밖의 사업을 한 것이 아니다. 도의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당장 필요하고 항상 행하는 일을 적절히 행했을 뿐이다. 세속의 일을 행하되 집착하지 않아 속된 욕망의 굴레를 벗어나면, 그 사람은 곧 이름난 사람들 중에 들어갈 것이다.

불교에 ‘세간(世間)에 들어간 출세간(出世間)이라야 진정한 출세간이다’고 한 말이 이것이다. 출세간은 번뇌의 속세를 초월하는 것을 뜻한다.

또 어떠한 도학가(道學家)라도 본래 없는 도리를 새로이 마련하고 보태서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본래 있는 지혜와 덕을 원만히 발휘한 것뿐이다. 사물에 얽매이지 않거나 그 얽매임을  차츰 줄여서 벗어나면, 자연 성인의 경지에 이른다. 

“다만 번뇌와 집착에서 떨어져나간 것이요, 특별히 성스러운 견해가 없다’함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모르고, 속된 욕망에서 벗어나는 것을 우리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매우 높고 먼 딴 세계의 일로 생각하고, 사물의 얽매임을 제거하는 것을 새로 만들어 내고 늘리는 공부로 잘못 알고 있다.

◆한줄 생각

속된 욕망과 사물의 얽매임. 보통 사람들이 위인이 되는데 최대의 걸림돌로, 이 두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위인이 되는데 특별한 왕도가 없다는 뜻이겠지만, 속된 욕망과 사물에의 애착에서 벗어나 이를 잘 제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활동한다. 그런데 그 욕망을 내려놓으라고 한다. 고상한 목표를 위해서 말이다. 그러니 위인이 되는 길은 쉽고도 어려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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