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대한노인회의 ‘이슈 파이팅’”
[백세시대 / 세상읽기] “대한노인회의 ‘이슈 파이팅’”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1.02 10:11
  • 호수 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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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유총연맹(총재 강석호)이 최근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쓰라고 성금 2억5300만원을 내놓았다. 임직원과 회원 등 1만7662명의 쌈짓돈을 모은 것이다. 강석호 총재는 “국내외 회원들이 이승만 전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기억하고, 자유의 씨를 뿌린다는 마음으로 이번 기부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하는 순간 ‘그럼 대한노인회는?’이 떠올랐다. 자유총연맹과 대한노인회는 구성원의 연령과 가치관, 이념 등이 궤를 같이 하며, 정치·사회·문화 현안에 비슷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런 점에서 ‘대한노인회가 보고만 있을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두고 찬반이 대립되는 가운데 성금 모금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기에 동참해 건물 기둥을 세우는데 일조했다. 여배우 이영애도 기부를 했지만 이를 두고 좌파 집단이 트집을 잡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보수신문은 때를 같이 해 파묻혔던 이승만의 행적을 공개하며 역사적인 재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정부도 힘을 실어주었다. 국가보훈부는 최근 2024년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선정했다.  

이승만(1875~1965년)은 누구인가. 일부는 과거 행적에 대해 편견과 오해를 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좌파는 ‘친일파’, ‘독재자’로 규정하며 모욕과 능멸을 일삼을 뿐만 아니라, 북의 김일성보다 더 깊은 증오와 분노를 드러낸다.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한 것에 대해서도 “피와 눈물로 쓰인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롱하는 만행”이라며 철회를 요구할 정도다.

이승만은 프린스턴대 국제정치학 박사 출신답게 유창한 영어 실력과 미국 지도층과의 인맥을 활용해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현지서 언론, 출판과 강연 등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세계에 알렸다.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을 지냈고, 주미외교위원회 위원장으로 한인자유대회 개최와 한미협회 설립 등을 주도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6·25 전쟁 극복의 과정에서 자유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초석을 쌓았다. 특히 미국이 원치 않던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관철해 오늘날의 자유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이승만의 또 다른 업적 중 하나가 민주 정부 수립이다. 1948년 채택된 새 헌법 초안 작성을 감독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실시해 합법적인 정부를 수립했다.

이승만은 부유한 지주로부터 가난한 농민에게 토지를 재분배하는 토지개혁을 실시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불평등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승만은 국영기업을 설립하고, 민간 부문의 성장을 지원하는 경제정책을 시행해 한국의 산업화를 촉진했다. 농업 중심 국가에서 산업화 국가로 전환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승만은 강력한 반공주의 지도자였다. 북한 공산주의 침략에 맞서 한국과 민주주의 방어를 위해 미국 및 기타 서방국가들과 동맹을 구축했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6·25 전쟁에 참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승만은 문맹률을 낮추고, 대학 설립을 확대하는 등 교육 기회도 확대했다. 

위에 나열한 업적만으로도 이승만 기념관 건립 이유는 충분하다. 3대 독재자 가문(북한)의 영원한 정권 수호를 위해 역사를 조작하고 동상을 세우는 판에 대한민국 탄생에 크게 기여한 인물을 매도하고 역사에서 지우려는 행위는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려는 비애국적 행위나 다름없다. 

세밑에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낸 서상목 국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서 장관은 대한노인회와 관련해 “‘이슈 파이팅’이 좀 부족하다”며 “100세 시대에는 여러 이슈가 많은데 대한노인회가 (중앙정부, 지자체 등에)예산만 요구하지 말고, 결집된 힘을 통해 비전과 선도적 역할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다. 

대한노인회가 부족한 ‘이슈 파이팅’을 극복하고, 나눔과 배려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성금 모금 운동을 펼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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