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전북 전주시지회 소속 새동네봉사단 “꽃밭에서 아이들이 자연 공부해요”
대한노인회 전북 전주시지회 소속 새동네봉사단 “꽃밭에서 아이들이 자연 공부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1.12 14:47
  • 호수 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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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천변, 어은골 공원 주변 꽃밭 가꾸기 

2023년 자원봉사대축제 복지부장관상 수상

전주시지회 소속의 새동네봉사단 어르신들이 꽃밭을 조성하고 있다.
전주시지회 소속의 새동네봉사단 어르신들이 꽃밭을 조성하고 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잡초로 뒤덮인 땅에 씨를 심고 꽃을 피웠더니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더라.”

마을에서 꽃밭 가꾸기 봉사를 하고 있는 새동네봉사단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전주시 덕진구 어은골 마을에 ‘모정’이라는 자그마한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이 봉사단원들이 손을 대기 전까지는 황량했다. 정자도, 벤치도, 운동기구도 있지만 주민들이 잘 찾지 않았다. 그러다 봉사단이 꽃밭을 만들고 나선 동네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최점순(82) 봉사단장은 “전에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간혹 찾아와 쉬던 장소였다”며 “꽃밭을 조성한 뒤로는 자연학습장 구실도 해 아이들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대한노인회 전북 전주시지회 소속으로 2018년 3월에 조직됐다. 단원 모두가 어은골 새동네경로당 회원들로 70~80대 여성들로만 구성됐다. 한 달에 두 번, 첫째·둘째 화요일에 모여 전주천변과 모정 주변에서 3시간씩 봉사를 한다. 

최 단장은 새동네경로당 회장이자 지회 진북동 분회장이다. 전주시의 바르게살기운동, 한국자유총연맹, 환경감시단 등에서 50여년 봉사해왔다. 어릴 적 불우한 이웃을 챙기는 부친을 보면서 자라 봉사가 자연스런 삶의 일부가 됐다고 한다.  

진북동 분회에는 총 21개 경로당이 있다. 새동네경로당은 그 중 하나로, 최 단장이 10년 가까이 회원 50여명을 둔 이 경로당을 모범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경로당 총무이자 봉사단 일원인 정충림(78) 단원은 “우리 회원들은 나이가 많고 모두 여성”이라며 “일주일에 세 번 경로당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저와 회장님이 식사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단 활동을 시작한 뒤로는 회원들 단합도 잘 되고, 더욱 친밀한 사이가 됐다”며 “몸을 움직여서 그런지 덩달아 건강도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이 봉사단이 처음부터 꽃을 잘 키운 것은 아니다. 땅을 고르고 꽃씨를 심었지만 발아가 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로 전북대 원예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아름답고 풍성한 꽃을 키울 수 있었다.

경로당 부회장이자 봉사단 일원인 조공순(82) 단원은 “교수님이 메리골드, 백일홍, 분꽃 모종을 가져와 우리들이 열심히 심었다”며 “역시 원예전문가가 시키는 대로 하니까 꽃이 예쁘게 잘 크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송평자(82) 단원은 “꽃이 핀 후 관리도 쉽지 않다”며 “수시로 잡초를 뽑아주고 물도 잊지 않고 정기적으로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3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최점순 단장은 “단원들이 큰상을 받아 다들 기뻐했다”며 “올해는 경로당 주변의 빈터를 찾아 꽃밭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영배 전주시지회장은 “어르신들이 처음에는 전주천변과 마을 골목의 쓰레기를 줍는 단순한 환경정화 봉사로 시작해 작년부터 적극적으로 꽃밭 가꾸기 봉사에 나섰다”며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노인회 위상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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