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관절통, 류마티스도 염두해야
노년기 관절통, 류마티스도 염두해야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10.13 19:28
  • 호수 1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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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발현 후 진단까지 평균 1년 8개월 소요
퇴행성 관절염과 오인 쉬워 예방교육 절실

▲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이수곤)는 10월 8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기검진이 필수적인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해 지속적인 홍보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이수곤)가 10월 둘째 주 세계 관절염 주간을 맞아 류마티스 1,2,3 캠페인을 전개키로 한 가운데 지난 7월~9월 전국 27개 병원에서 수집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 723명의 실태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증상이 시작된 시점부터 병원을 찾아 진단 받기까지 평균 약 1년 8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진단 시 이미 58.2%의 환자에게 관절 손상이 관찰됐으며, 손상환자의 90% 이상이 세 곳 이상의 관절에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조기진단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학회 최찬범 교수는 “심한 경우 발병 후 진단까지 20년 이상 걸린 환자도 1% 이상 있었다”며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인식 개선과 이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이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자연히 무릎 등 관절이 아픈 것이라고 체념하면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퇴행성 관절염의 일종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으나, 류마티스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다른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어느 연령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노년기에도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절이 아픈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항진성 질환이다. 1년 이내 초기 환자들도 관절변형이 발생할 수 있어 적극적인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약물 반응이 느려지고, 이미 망가지고 변형된 관절은 온전히 회복시키기 어렵다.

류마티스 환자의 동반질환으로는 심혈관계 질환이 31.1%로 가장 높았고, 소화기계 질환이 30.5%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호흡기계 질환, 기타(당뇨, 갑상선 등), 암, 신∙요로계 질환 순으로 나타났다.

▲ 류마티스 관절염과 함께 올 수 있는 질환.


특히 환자 10명 중 8명이 여성이었지만, 병원을 찾는 시기를 살펴보면 오히려 남성보다 늦게 진단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가사 부담을 안고 있는 여성의 경우 지나친 참을성과 자신의 건강에 대한 안일한 판단이 결국 질환을 악화시킨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분석이다.

류마티스로 인한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학회관계자는 전했다. 여성 환자의 4분의 1이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고통이 극심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류마티스로 진단받아도 보험 적용 기준이 까다로워 일부 환자들은 보험 적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현행 보험제도는 허가 받은 약제에 한해 6개월 이상 치료 후에도 효과가 없는 중증 환자에 2차적으로 투여하는 경우에 한해 요양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MRI 촬영이 유용하다. 그러나 학회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기 진단을 위해 MRI 촬영을 한 환자의 비율은 46%로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이는 진단 비용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이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학회 관계자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조기 진단을 위해 MRI 촬영 및 관절 초음파 검사에 대한 보험 혜택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국민의 1%, 약 50만명에 이르는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인식 부족으로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90%는 증상이 시작된 지 2년 이내에 엑스레이상 관절의 파괴를 경험한다”고 말했다.

이수곤 이사장은 “환자가 겪는 가장 큰 고통은 신체적인 통증, 일상생활의 제한, 심리적 불안감, 약물로 인한 부작용, 치료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며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삼위일체가 됐을 때 환자는 안정감을 갖고 질병에 대해 적극적으로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다” 고 말했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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