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더 주의 필요한 변비, 식이섬유와 물 충분히 섭취해야
겨울철에 더 주의 필요한 변비, 식이섬유와 물 충분히 섭취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1.15 14:01
  • 호수 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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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활동 줄면 장 활동도 위축… 변의 느껴질 땐 참지 말고 화장실로

변비 지속되면 ‘장폐색’ 위험 커져… 처방 없이 임의로 약 복용 삼가야

변비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생길 수 있는 질환이지만 소화기관 운동 저하와 수분 섭취가 적어진 노인에게 가장 많이 발병된다.
변비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생길 수 있는 질환이지만 소화기관 운동 저하와 수분 섭취가 적어진 노인에게 가장 많이 발병된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날씨가 추워지면서 남녀노소 구분없이 모두가 조심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질환인 변비다. 배변은 건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가져다주므로 가벼운 증상으로 간과해선 안 된다.

박광범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변비는 질병이 원인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다”며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씨로 인해 바깥 활동이 제한적인 경우 이전에 없던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평소보다 신체 활동이 줄어든 만큼 장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비의 원인

변비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전 인구의 5~20% 정도가 변비로 고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그중에서도 9세 이하 어린이, 70세 이상 노인, 여성에게 흔히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변비로 진료받은 인원은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그 증상은 노년층에게 집중되고 있는데, 20~30대가 10.8%인데 비해, 70대 이상은 27.3%에 달했다.

노인 변비는 배변 횟수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매일 대변을 보더라도 ▲과도하게 힘을 줘야 배변이 가능한 경우 ▲딱딱하고 덩어리진 변을 보는 경우 ▲잔변감이 느껴지는 경우 ▲​항문이 막혀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면, 변비일 가능성이 크다. 

나이가 들수록 변비 유병률이 증가하는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나이가 들면 몸의 노화에 따른 소화기관의 운동 기능 저하로 장 내용물의 이동 시간이 길어지고, 직장의 근육량과 수축성이 줄어들어 배출 자체가 어려워진다.

또한 젊은층에 비해 활동량이 적고 소화 효소 분비 저하, 식욕 저하로 인해 먹는 음식의 양과 수분 섭취가 적은 것도 이유다. 이러한 원인 외에도 각종 만성질환으로 복용하는 약물과 영양제가 늘어나 이차성 변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과 우울증, 조현병 등의 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변비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박 교수는 “식사량이 충분하지 않거나 수분섭취가 부족하고 변의감이 있는데도 여러 이유로 배변을 자주 참는 습관 등은 변비를 일으키는 요인”이라며 “활동량이 감소하거나 스트레스도 소화기관 운동을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변비의 증상

노인성 변비의 경우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단순한 노화 증상이나 소화 장애로만 생각하고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배변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장폐색의 위험이 커진다. 

전문의 처방 없이 시중에서 파는 자극성 변비약이나 보조식품을 장기간 남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장 점막을 과도하게 자극하면 장 연동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무기력해지면서 만성 변비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내 신경층이 파괴되면 장 기능이 망가질 수도 있으므로 섬유질 성분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가급적 빨리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드물지만 대장암, 염증성 장 질환,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증, 신경계 질환, 근육질환 등 여러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비의 치료

변비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약물이나 관장으로 직장에 저류된 대변을 제거해야 한다. 더불어 대변을 참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변을 묽게 하는 하제, 즉 장의 내용물을 배출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을 복용한다. 규칙적인 배변이 최소 2개월 이상 유지되면 하제를 점차 줄여나간다. 

변비 치료를 하더라도 복약 순응도가 나쁘거나 환자가 임의대로 약물을 감량하거나 중단할 경우, 치료 효과가 좋지 않고 변비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변비 예방법

변비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다. 대체로 노인은 소화 기능과 치아 기능이 떨어지다보니 식이섬유가 적은 부드러운 음식을 주로 먹고, 거동이 불편해 화장실을 자주 가지 않으려 물도 적게 마시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으로는 곡류, 과일, 야채, 콩류, 견과류, 해조류 등이 있다. 이 음식들과 함께 1.5~2리터 정도의 충분한 양의 물을 매일 섭취하도록 한다. 

다만, 빨리 변비를 해결하겠다며 갑자기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리면 소화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식이섬유 섭취량은 서서히 증가시키는 게 좋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노인들은 노화로 인한 여러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여러 약제들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약제들에 들어있는 성분들로 인해 변비가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해 복용하는 약물을 조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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