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을 선택한 여성들의 노후를 돕기 위해서는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자조적인 모임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소진 성균관대 사회복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노년학회가 출간한 ‘한국노년학’ 제29권 3호에 게재한 ‘황혼이혼 여성노인들에 대한 생애사 연구’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김 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이혼건수는 5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동거기간이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은 전체 이혼 가운데 23.1%를 차지해 1997년(9.8%)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이혼은 2006년 3071건, 2007년 3481건, 2008년 4409건으로 해마다 늘었다.
김 연구원이 황혼이혼을 경험한 60세 이상 여성들을 심층분석한 결과, 황혼이혼의 원인으로는 남편의 가부장적인 권위와 강압, 외도 등으로 나타났다. 또 노년기에 접어들어 이혼을 선택하는 이유는 자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결혼문화연구소가 200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들이 남편과의 문제로 이혼을 고려하지만 자녀들 때문에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김 연구원은 “자녀들 때문에 참고 살았던 여성들이 자녀를 출가 시킨 뒤 이혼을 결정한다”며 “그동안 경제적 문제로 이혼을 주저했던 여성들은 1999년 분할연금제도가 도입되자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황혼이혼을 선택한 여성노인들은 남편의 강압, 외도 등 가부장적인 가족구조를 거부하고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이혼을 선택한다”며 “하지만 이혼여성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또래 노인들의 질시와 억압 등으로 인해 더 큰 상처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혼이혼을 경험한 대다수의 여성들이 경제적인 불만족은 물론 사회적 편견 속에서 이중 삼중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아직도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이혼한 여성노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며 “특히 경제적 문제로 인해 홀로 살아가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혼이혼을 선택한 여성들이 남은 노후를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감대 형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조모임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사회에 적응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황혼이혼 여성들이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자조모임들이 필요하다”며 “자조모임은 서로의 연대를 통해 고립감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고 공동의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황혼이혼을 선택한 여성들 상당수가 자신의 삶에 대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회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자조모임 마련·사회적응프로그램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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