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기 연천군지회 소속 평화누리봉사단 “평화 염원의 길, 아름답게 가꿔요”
대한노인회 경기 연천군지회 소속 평화누리봉사단 “평화 염원의 길, 아름답게 가꿔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1.26 14:24
  • 호수 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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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누리길 꽃밭 가꾸기, 농산물 이웃돕기 등

2023년 자원봉사대축제서 복지부장관상 수상

연천군지회 소속의 평화누리봉사단 어르신들이 트랙터로 땅을 고르며 꽃길을 조성하고 있다.
연천군지회 소속의 평화누리봉사단 어르신들이 트랙터로 땅을 고르며 꽃길을 조성하고 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경기 북부 DMZ(비무장지대) 인근은 전쟁의 아픈 흔적과 통일에 대한 염원이 서려 있는 곳이다. 김포에서 고양-파주-연천에 이르는 60여km 구간을 ‘평화누리길’이라 명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따라 걷는다. 

이 길이 지나가는 평화누리 10길(고랑포길)에 백학면 노곡1리 경로당이 있다. 이 경로당 어르신들이 평화누리길을 걷고 싶은 길로 만드는 일에 앞장섰다. 

백영성(78) 평화누리봉사단장은 “우리 마을을 지나는 약 2km의 길을 보다 아름답게 가꿔 평화를 갈망하며 걷는 길이 쓸쓸하거나 외롭지 않도록 봄부터 땅을 고르고 트랙터 작업을 했다”며 “처음에 싹이 나오지 않아 열흘 간격으로 씨를 5차례나 뿌렸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대한노인회 경기 연천군지회(지회장 정남훈) 소속으로, 67~88세의 남(7명), 여(13명) 20명이 2019년에 결성했다. 단원들 모두 노곡1리경로당 회원이며, 백 단장은 이 경로당 회장과 백학면 분회 사무장으로 봉사 중이다.

이 봉사단은 한 달에 두 번 평화누리길에 꽃을 심고 가꾸는 일을 해오고 있다. 최고 연장자인 이효림(88) 단원은 “유리병과 잡풀을 걷어내고 작게 시작한 꽃밭이 주변의 호응이 좋아 점점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라며 “임진강변을 따라 뚝방 길 작업을 할 때는 마을 면장과 이장도 참여해 봉사 인원이 30명으로 불기도 했다”고 말했다.

꽃씨를 뿌릴 때 관내 기관과 단체도 도왔다. 한 단원은 “부녀회원들이 음료수도 지원해주고, 면사무소 직원들이 먼지가 나지 않게 물도 뿌려주었다” 며 “봉사단과 주민이 하나가 돼 평화누리길을 가꾼다”며 웃었다.

봉사를 시작한 뒤로 경로당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 경로당 총무이기도 한 최철순 부단장은 “70명 경로당 회원 대부분이 농사를 짓지만 봉사 날에는 자기 농사를 제쳐두고 현장에 나와 땀을 흘린다”며 ”화기애애한 가운데 회원들이 새싹이 보이고 자라는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그밖에도 가을에 열리는 연천율무축제에 참가해 수수부꾸미를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 15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고 백학면에 기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율무의 80%가 연천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3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단원들은 “별로 한 일도 없는데 큰 상을 받아 봉사 활동에 참여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꽃길을 따라 걷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는 순간 보람도 느낀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정남훈 지회장은 “평화누리봉사단 어르신들이 수확한 들깨로 만든 들기름 20병을 지회에 기증해 노노케어 수혜자 중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했다”며 “코스모스, 해바라기가 바람에 넘실거리는 평화누리길을 많이 찾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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