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김작가의 웃으면 젊어져요 14] 개 이야기
[백세시대 / 김작가의 웃으면 젊어져요 14] 개 이야기
  • 김재화 작가·유머코디네이터
  • 승인 2024.01.29 11:38
  • 호수 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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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개’를 지독한 욕에다가 붙였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우리 노노족(NO老族)들은 젊은 아해들이 쓰는 ‘개’라는 접두사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개맛있다!”고 누군가가 말했을 때 보신탕을 먹고 하는 소리로 알면 큰일 난다. 음식맛 앞에 개를 붙이면 그때의 개는 굉장히, 엄청나게, 몹시, 아주, 허벌나게 등의 부사가 된다. 욕설에나 섞었던 개가 최고의 뜻으로 변해 널리 쓰이고 있는 세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개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말도 변한 모양이다.  

한국인들의 개사랑은 이렇게 나타난다. 전봇대에 이런 표가 붙어있을 지경이다. <길 잃은 5살짜리 꼬마를 찾아주신 분께는 50만원을 사례하겠습니다.> 바로 그 옆에 <집 나간 우리 예쁜 강아지를 찾아주신 분께는 100만원을 사례하겠습니다.>

아, 개가 인간보다 더 고등동물로 진화한 것일까? 때로는 개가 사람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걸 사자성어로 ‘개인지도’라 한다.

한 남자가 개를 파는 가게 주인에게 화를 내며 항의했다. “이보슈! 멍청한 순 똥개를 뭐 영리한 개라구?!”

개 주인이 “왜 그러십니까?”라 묻자, 개를 사간 사람은 더욱 화를 내며 “지난밤 집에 도둑이 들어 1000만원을 훔쳐 갔는데도 한 번도 짖지 않았단 말이요.”

그러자 개 주인 왈, “이것 보세요?! 이 개는 부잣집에서 키운 고급 개라서요, 1000만원 정도 도둑맞는 것은 눈도 까딱 않고, 하품도 안 해요. 최소 1억은 넘어야 그때는 세게 짖죠!!”

견격(犬格), 개가 사람보다 더 나은 경우도 많으니 혹시 개하고 의견이 맞지 않더라도 절대 싸우지 마시라고 권한다.

왜냐구? 개하고 싸워서 지지, 그땐 “이런, 개만도 못한 Nom!” 소리 듣고 개를 이긴다 해도 “이런, 개보다 더한 Nom!” 말 듣게 되고, 설령 비기더라도 이런 흉이 붙는다. “이런, 개같은 Nom!” 

애완견, 애완견(愛玩犬) 하면서 개를 가지고 놀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숫제 반려견(伴侶犬)이라고 하지 않은가. 사람과 동등하다는 뜻의.

해외 토픽을 보면 어마어마한 유산을 자기가 기르던 개에게 물려주는 재산가도 있다.

아, 개보다는 좀 낫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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