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금요칼럼] 트럼프 재등장과 핵무장론 / 서상목
[백세시대 금요칼럼] 트럼프 재등장과 핵무장론 / 서상목
  • 서상목 국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4.02.02 11:34
  • 호수 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상목 국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서상목 국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진행 중인 미 대선 예비선거 보면

트럼프 2기 가능성에 대비 필요

미국 우선주의 및 실리외교 따라

북핵 동결 대가로 제재 완화 가능

그땐 한국 핵무장 적극 검토해야

미국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아이오와주에 이어 뉴햄프셔주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함으로써 트럼프 재집권이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다가오는 11월 본선에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다. 이제 예비선거 초반에 불과하지만, 최근 사퇴한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이미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고, 이번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트럼프 후보와 헤일리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10% 이상으로 나타남으로써 대다수 선거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 후보의 예비선거 승리가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이번 대선은 트럼프와 바이든의 재대결장이 될 것이다. 따라서 관심은 11월 미국 대통령 본선에 대한 전망과 그 의미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선거이기 때문에 아직 속단하기는 어려우나, 이제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가 바이든을 2~5%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둘 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에게는 트럼프가 더 역동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선거결과를 좌우하는 선거인단 확보 측면에서는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다소 앞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트럼프에게는 다양한 ‘사법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중 가장 심각한 것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에 대한 연방 특검의 기소다. 3월 초 워싱턴DC 항소법원 판결이 예상되나, 여기에서 트럼프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오더라도 보수성향 대법관이 다수인 연방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혀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 바이든 대통령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트럼프 2기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트럼프 공약집이라고 할 수 있는 ‘리더십을 위한 지침: 보수의 약속’과 트럼프의 연설 등을 통해 드러난 트럼프 2기 정책의 특징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우선, 트럼프의 대명사인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대내적으로는 수입관세를 인상하는 등 보호주의 성향이 높아지고, 불법 이민자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국제환경기구 탈퇴 등 환경에 관한 규제는 크게 완화하는 등의 정책이 전개될 것이다. 

또한, 대외정책 측면에서 바이든의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반한 ‘가치외교’ 전략은 전면 파기되면서, ‘미국 국민이 감내 가능한 수준의 비용과 리스크’ 안에서만 대외적 지원이 이루어지는 ‘실리외교’ 전략이 구사될 것이다. 

이는 한국의 경우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관한 미국 정부의 압력이 거세지고, 북한 김정은 정권과의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시도 역시 다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제재 완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서 ‘자체억제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북한 전문가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 역시 “트럼프의 승리는 한국 국민들과 정책 결정권자 모두에 독자 핵무기 보유에 대한 요구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만성적 경제난으로 재래무기의 현대화 작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북한 정권에게 핵 무기는 유일한 생존수단이 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반면, 핵 무기는 비핵국가에게 치명적 군사위협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자체 핵무장이 북한 핵에 대비한 가장 효율적 전략임에 틀림없다. 

‘핵에 대한 유일한 대응은 핵이다’라는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예를 들어, 1994년 당시 세계 3위의 핵무기 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은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원자력발전소에서 대량으로 만들고 있고, 이의 재처리와 핵무기 제조 능력 역시 이미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의 핵심 동맹국인 미국이 한국의 핵무기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의 생각은 다르다고 판단된다. 사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용인론을 제기한 바 있다. 당선 후 트럼프는 핵무장 용인론을 번복하였으나, 사업가 기질이 강한 트럼프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가장 높은 핵무장 용인론에 대해 지금도 우호적 입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핵무장은 북한의 핵 위협에 실질적으로 대처하면서, 한반도에서의 긴장 완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트럼프 재등장을 계기로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한·미간 합의가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