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가슴·새가슴 등 ‘흉곽 기형’, 수술·교정으로 치료
오목가슴·새가슴 등 ‘흉곽 기형’, 수술·교정으로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2.02 13:25
  • 호수 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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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곽 기형 증상과 치료

오목가슴, 압박 심하면 심장질환 초래… 너스 수술로 함몰된 가슴 교정

새가슴, 외모적 스트레스 받아… 압박 보조기 7~8개월간 사용해 치료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흉곽 기형은 심장과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곽의 모양이 정상과 다른 경우를 일컫는 용어로 흔하게 오목가슴, 새가슴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흉골과 갈비뼈를 잇는 연골이 과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오목가슴‧새가슴의 증상과 치료, 수술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오목가슴의 증상과 치료 

오목가슴은 앞가슴의 가슴뼈와 갈비연골이 심장 방향, 즉 가슴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상태를 말한다. 오목가슴은 보통 어릴 땐 별다른 불편 없이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감기나 폐렴이 자주 발생하고, 심한 경우 심장이나 폐를 압박해 발육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간혹 변형된 앞가슴 부위의 통증, 운동 시 가슴 통증, 심계항진(환자가 심박을 느낄 수 있는 상태), 부정맥, 소화 불량, 호흡곤란, 식사 곤란, 어지러움, 하지부종 등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비특이적 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전체 앞가슴이 함몰되는 오목가슴으로 인해 심장과 폐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이로 인해 심장의 자리 이동이나 척추변형과 같은 근골격계 변형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 등을 기피하는 등 가슴 변형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겪기도 한다.

오목가슴은 육안으로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은 대칭 함몰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가슴 양측이 중앙부위로 함몰되는 경우가 많다. 비대칭 함몰의 경우에는 주로 오른쪽으로 더 함몰된다. 성인에서 함몰의 정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진단은 흉부 X-선 촬영과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를 시행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오목가슴의 심한 정도와 심장, 폐 같은 장기가 어느 정도 압박됐는지 알 수 있다. 측면 흉부 X-선은 가슴뼈의 함몰 정도를, 흉부 CT는 가슴뼈 함몰에 의한 심장의 압박 정도를 각각 확인할 수 있다. 

오목가슴과 새가슴 모두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통증 등 증상이 있다면 흉부 X-선 촬영을 통해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br>
오목가슴과 새가슴 모두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통증 등 증상이 있다면 흉부 X-선 촬영을 통해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개인이 느끼는 불편감과 심폐기능 이상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심폐기능이 정상이면서, 환자 본인이 함몰 부위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는 경우에는 경과관찰을 하면서 유연하게 치료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심폐기능의 저하가 확인되거나, 환자의 의지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수술 방법은 움푹 들어간 부위에 실리콘 백을 삽입하는 ‘실리콘 삽입술’, 가슴 연골과 가슴뼈를 교정해주는 ‘라비찌 수술’, 움푹 들어간 가슴뼈를 잘라 뒤집어 붙이는 ‘흉골 반전술’ 등이 있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방법은 ‘너스(Nuss) 수술’이다.

너스 수술은 양 옆구리에 1㎝ 정도의 작은 피부절개를 통해 C자형의 티타늄 재질의 금속막대를 가슴 속에 삽입하고 함몰된 앞가슴을 들어 올려 가슴의 형태를 교정하는 최소침습수술이다. 약 2년 후에 금속막대는 제거하게 되며, 대부분 환자에서 금속막대를 제거한 후에도 흉벽의 모양이 유지된다.

정진용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특히 갈비연골을 자르지 않기 때문에 회복도 빠르고 장기간 운동을 제한하지 않아도 된다”며 “수술 후 2~4주 정도는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고 가벼운 운동은 2~3개월 지나서, 심한 운동은 6개월 지나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새가슴의 증상과 치료

새가슴은 오목가슴과 달리 앞으로 돌출돼 있기에 폐나 심장이 눌리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운동할 때 숨이 조금 더 차거나 가슴이 뛰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목가슴은 옷을 입으면 가려지지만 새가슴은 옷을 입어도 티가 나기에 환자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에 새가슴의 치료는 이와 같은 정신적인 부분과 외형적인 부분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새가슴을 치료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보조기 치료다. 대부분의 새가슴은 약 7~8개월 정도 보조기 치료를 받으면 많이 좋아진다. 착용 시간만 정확히 지킨다면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7~8개월간 흉부 압박 보조기를 하루 평균 12시간씩 착용해야 하기에 보조기를 꾸준히 착용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다만, 수술과 같은 침습적인 치료가 아닌 비침습적인 치료이기 때문에 치료가 힘들다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

이 때문에 새가슴 환자의 경우 치료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치료가 힘들어서 도중에 중단하게 되더라도 이른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오목가슴과 새가슴이 복합적으로 있으면 판단이 더욱 어렵다. 완치하려면 수술적 치료가 가장 좋지만 새가슴 부위만 압박해도 훨씬 좋아 보일 때에는 흉부 압박 보조기 치료를 하면서 수영을 통해 오목한 부위가 완화되도록 지켜보기도 한다.

김봉준 일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아쉽게도 오목가슴과 새가슴 모두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는 없다”며 “수술의 경우, 나이가 들어서 하게 되면 통증을 더 크게 느낄 수 있고 흉곽을 구성하는 뼈의 유연성이 떨어져서 모양이 원하는 만큼 좋아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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