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투서에 LG이노텍 노사 ‘대립각’
익명 투서에 LG이노텍 노사 ‘대립각’
  • 김인하 기자
  • 승인 2024.02.0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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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노조 와해 및 무력화 위한 사측의 투서 조작극”
회사 측 “노조의 일탈 행위 바로 잡기 위한 공익 제보”
구미공장에 보내진 익명의 투서. (사진=LG이노텍 노조)
구미공장에 보내진 익명의 투서. (사진=LG이노텍 노조)

[백세경제=김인하 기자] LG이노텍이 노조 간부를 비방하는 익명의 투서로 계속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는 LG이노텍 노무 담당 직원이 현장 계약직을 사칭해 보낸 투서가 ‘회사가 노조를 길들이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자 엄벌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해당 간부의 일탈행위를 바로 잡으려는 익명의 제보’라는 입장이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LG이노텍 구미공장에는 노조위원장, 인사노경팀장, 생산담당자 앞으로 익명의 우편물이 배달됐다. 이 우편물을 쓴 A씨는 자신을 현장 계약직이라고 소개하며, 특정 간부의 불량한 근무태도를 지적했다. 투서에서 A씨는 노조 간부인 B씨가 ‘▲현장 반장이 아님에도 반장처럼 행동하고 ▲수시로 자리를 비우는 것뿐만 아니라 ▲일은 모두 계약직에게 시키고 ▲평일에도 일을 하지 않는데 왜 특근을 신청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하며 B씨에 대한 진상 파악과 엄벌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현장 계약직이 알 수 없는 상세 내용들이 기록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해당 사건을 구미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노조에 따르면 경찰 수사 결과 CCTV에는 계약직 직원이 아닌 노경팀 직원이 우체통에 투서를 넣는 모습이 포착됐고, 노조는 이를 ‘회사의 투서 자작극’으로 보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로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노조는 지난 2일 LG이노텍 본사 앞에서 ▲노경팀 투서 공작사건 규탄 ▲경영성과급 지급 ▲진급제도 개선 등에 대한 투쟁도 진행했다.

노조 관계자는 “투서는 구미공장 노경팀장이 지시해 계약직을 가장한 노경팀원이 벌인 투서 공작이었다”며 “12월 경찰조사로 명백한 범죄행위가 드러났음에도 회사는 사과와 반성이 아닌 익명의 제보였다는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서 사건은 노조를 길들이기 위한 시도로 보이며, 회사는 지금까지 투서를 보낸 노경팀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한 “투서 공작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회사는 진급 전형 논란을 만들었으며, 지난해 비상 경영체제에서 전 임직원이 한 마음 되어 8,300억이라는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미미한 성과급을 지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돼 LG이노텍 관계자는 [백세경제]와의 통화에서 “노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조합 간부의 일탈행위를 바로 잡고 노조 자정작용을 위한 공익목적의 익명 제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진급 등 인사제도는 정당하게 보호되어야 하는 회사 고유 경영권이며, 성과급은 특히 지난 2021년부터 구성원들에게 공유한 산정 기준에 의해 매년 지급되고 있으며, 인사제도는 구성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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