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서울 양천구지회 소속 실버천사봉사단 “이 나이에 봉사하는 것만도 감사할 일”
대한노인회 서울 양천구지회 소속 실버천사봉사단 “이 나이에 봉사하는 것만도 감사할 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2.16 13:25
  • 호수 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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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 사물놀이, 민요, 난타 공연 

2023 자원봉사대축제 복지부장관상

양천구지회 소속의 실버천사봉사단이 요양원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양천구지회 소속의 실버천사봉사단이 요양원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어르신들이 춤을 추다가 주저앉는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해요.”

전업주부들로 구성된 국악예술단 ‘실버천사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효순(73) 단장의 말이다. 김 단장은 “요양원 등에서 공연을 하다보면 어르신들이 흥에 겨워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지만 기력이 쇠해 오래 서 계시지를 못한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 ‘나도 저렇게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이에 이런 봉사를 할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이 2010년 12월 1일 창단한 실버천사봉사단은 대한노인회 서울 양천구지회(지회장 홍성희) 소속으로 60~70대 단원 30명이 활동하고 있다. 단원들은 한국무용, 민요, 사물놀이, 난타 공연으로 어르신들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드리고 있다. 김 단장은 양천구지회 부설 노인대학장이기도 하다. 

이 봉사단원들은 한 달에 3~4회, 경로당, 요양원, 복지관 등을 순회하며 무료공연을 펼치는 한편, 국내외 기관·단체의 초청을 받아 해외공연을 다녀오기도 한다. 

노인대학의 총무이기도 한 박영준 봉사단원은 “중국 청도의 요양병원에 있는 교포환자를 위해 공연했고, 한국에서 개최한 한중국악합동공연으로 얻은 수익금 중 일부를 중국의 교포 양로원에 기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봉사단의 공연 수준은 프로의 경지에 가깝다. 단원 각자가 춤과 장구, 창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기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들이 실력을 쌓기까지에는 김 단장 한 사람의 땀과 헌신적인 희생이 뒤따랐다.   

김 단장은 30대부터 국악에 심취해 국립국악원, 예술의 전당 등에서 실시하는  국악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문화원과 복지관의 국악교실에서 한국 춤과 우리 악기를 익혔다.

김 단장은 “김기영 난타 명인에게 난타를 배우기도 했다”며 “노인회 지하 연습실에서 주부들을 모아놓고 가야금 병창 등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대로 전수했다”고 말했다.

요양원, 경로당에선 한 시간내로 공연을 끝낸다.

최정숙·장명자·박경순 단원은 “공연을 더 이상 오래하면 어르신들이 지루해 한다”며 “한국무용으로 시작해 창부타령, 사철가, 사물놀이, 춘향이와 이도령이 함께 추는 ‘사랑무’나 ‘한량무’ 등으로 공연을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이동 교통편이나 의상비 등을 각자 부담하는 등 자비를 들여 봉사를 지속해와 주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2023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홍성희 양천구지회장은 “실버천사봉사단 공연은 흥겹고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하는 예술봉사단이자 ‘양천구의 명물’”이라며 “50대에 시작한 단원들이 어느덧 70대가 됐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열정으로 봉사를 이어오고 있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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