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갑 이상 담배 피우면 ‘구강암’ 발생위험 10배
하루 한 갑 이상 담배 피우면 ‘구강암’ 발생위험 10배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2.19 14:09
  • 호수 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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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암의 증상과 치료

혀, 잇몸, 볼 점막 등에 주로 발생… 음주·흡연 함께하면 발생률 15배로

구내염 3주 이상 지속 땐 의심… 수술 따른 구강 기능 손실 최소화해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일상 속에서 흔히 겪는 구내염이나 잇몸병과 증상을 혼동하기 쉬워 주의해야 하는 구강암은 국내 암 발병률의 3~5% 수준이지만, 비교적 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다. 

병기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발견되면 치료를 위한 절제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기능적 손상뿐 아니라 외형적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어서다.

정은재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특히 담배를 하루 한 갑 이상 피우는 사람은 구강암에 걸릴 위험이 10배가량 높으며, 담배와 술을 동시에 하면 그 위험은 더 커진다”며 “따라서 평소 자신의 일상생활 습관이 구강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강암의 원인

구강암은 입 천장부터 잇몸, 볼 점막, 혀, 혀 밑바닥, 어금니 뒷부분, 턱뼈 혹은 입술, 구인두(혀의 후방부), 목과 연결되는 부위 등 입 안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악성종양이다. 이 중에서도 혀와 상악 및 하악을 포함한 잇몸, 볼 점막 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구강암은 특정 부위에 생겨 없어지지 않고 계속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흡연, 씹는 담배, 음주, 식습관과 영양결핍 등이 영향을 미치며,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하면 약 15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구강 위생이 불량하거나 의치로 인한 지속적인 자극도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인유두종 바이러스, 매독, 구강의 점막화 섬유화증도 구강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구강암 남녀 발생 비율이 2.7:1로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여성 흡연 및 음주 인구의 증가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강 내 백색을 띠는 백반증(1번 사진)과 구내염과 같은 염증성 궤양(2번 사진)은 구강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사진=서울대병원
구강 내 백색을 띠는 백반증(1번 사진)과 구내염과 같은 염증성 궤양(2번 사진)은 구강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사진=서울대병원

◇구강암의 증상과 진단

구강암은 초기 발견 치료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에 의심 증상을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구강 내 백색을 띠는 백반증이나 붉은 반점 ▲구내염과 같은 염증성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병변의 범위가 크거나 출혈, 통증 등이 지속된다면 조직검사 등의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구강암이 진행되면 주로 턱 아래의 림프절로 전이되기 때문에 목에 혹이 만져질 수 있다. 따라서 목 부위에 종괴가 느껴지거나 음식을 삼킬 때 이물감, 통증을 느껴지는 경우에도 전문가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정은재 교수는 “구강암은 구내염이나 치주 질환과 유사하므로, 초기 발견이 간과될 수 있고 목의 림프절 등으로 전이가 잘 되는 위험한 암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구강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입안 병변으로 의심되는 부위를 국소마취한 뒤 조금 떼어내어 현미경으로 진단하는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3주 이상 아물지 않는 구강 내 병변, 특히 크기가 크거나 통증 및 출혈이 동반되는 병변은 반드시 조직검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더불어 병변의 정확한 침윤 범위와 림프절 전이 여부, 폐 전이 등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단층 촬영 검사(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등이 진행된다. 

구강암으로 진단된 환자 중 특히 흡연으로 인한 암의 경우, 식도와 폐 등을 포함한 다른 기관에도 전이나 중복암이 발생할 수 있어 위내시경 검사나 추가적인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구강암의 치료

구강암의 치료는 병기, 연령, 전신상태, 결손 범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적 치료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일반적으로 조기 구강암의 완치율은 약 80% 정도로 높지만, 진행된 상태에서는 30%까지 떨어진다.

초기 구강암은 구강 내로 어렵지 않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고 결손 부위가 크지 않아 추가적인 재건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면, 진행된 구강암의 경우 고려할 부분이 많은데, 보통 수술 단독 치료가 아닌 수술 후 방사선 치료 혹은 항암 방사선 치료가 병합된다.

구강암이 진행되면 구강 내 다른 부위 혹은 구강 주위 구조를 침범해 수술로 제거하는 부위가 광범위해질 수 있다. 구강 내 구조는 먹고 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술에 따른 이차적 기능 소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강암은 생활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하는 것이 가능하다. 효과적인 구강암 예방법은 금연, 음주 조절, 방사선 혹은 자외선 차단 등이다. 특히 많은 연구에 의해 과일과 녹황색 채소, 비타민 A·C·E 등의 섭취가 구강암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혀진 만큼 채소 섭취 또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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