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2024년 제1차 이사회 개최… 44억 예산안 등 의결
대한노인회 2024년 제1차 이사회 개최… 44억 예산안 등 의결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4.02.23 14:45
  • 호수 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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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날 행사비 6억2500만원 증액 논란

경로당중앙지원본부 예산 전액 삭감, ‘민간 위탁 사업’으로 전환

선관위원 임명 싸고 격론… 연합회장들 “등기이사 1명도 없어, 2명이 관례”

대한노인회 2024년도 제1차 이사회가 2월 15일 27명의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중앙회 3층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대한노인회 2024년도 제1차 이사회가 2월 15일 27명의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중앙회 3층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백세시대=조종도 기자] 대한노인회는 2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회 3층 회의실에서 2024년도 제1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재적이사 32명 중 김호일 회장을 비롯해 27명의 이사가 참석했으며, 홍성희 감사(서울 양천구지회장)가 자리를 함께했다.

1차 이사회의 주요 안건은 ▶‘2023년도 감사보고, 사업실적 및 결산보고서’ 심의 건(1호) ▶‘2024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 심의 건(2호)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임명’ 동의의 건(3호) ▶운영규정 일부 개정의 건(4호) ▶‘노인의료나눔재단 임차료 반환 미지급금 변제’의 건(5호) 등이다.

김 회장의 인사말, 14일 취임한 강춘식 신임 충남연합회장 소개와 인사에 이어 안건 상정과 심의가 시작됐다.

◇2023년 사업실적 및 결산보고의 쟁점

홍성희 감사는 “2023년도 사업 보고와 지출 증명서류 및 사업 내용, 수지결산 사항에 대해 적정하고 적법함을 보고한다”면서 “다만, 중앙회에서 확보되는 후원금 및 자체예산 등으로 전국 각급회를 위한 행사, 사업비 지원 등을 고려해주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후원금 모금 및 지출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총 후원금은 23억3500만원, 지출 22억2300만원으로 약 1억1200만원의 잔액이 남았다. 후원금 중에 지정후원금은 각급회 지정기탁비를 포함해 17억2100만원, 비지정후원금이 5억600만원이었다. 

비지정후원금 내역이 중요 정보로 보이는데도 이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이에 대해 한 이사는 “비지정후원금에 대해 어디서 얼마가 들어왔는지 밝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지원재단에서 지난해 대통령기 파크골프대회 등 사업비로 2억4800만원을 지원받았음에도 남은 후원금을 재단 기금으로 귀속시키는 조치는 논의도 되지 않았다.

오히려 노인의료나눔재단(이사장 김성환) 임대보증금 반환 건이 핵심사안으로 보고됐는데, 문제된 미지급 임대보증금(1억800만원)을 반환하기 위해 노인지원재단 지원금을 요청하겠다는 안건(5호)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이를 전해들은 한 지회장은 “쪼그라드는 재단 기금을 보충하기는커녕 쌈짓돈 빼내 쓰겠다는 의지만 표출됐다”고 개탄했다.

사업실적 보고에서, 지난해 11월 중앙회가 개최한 시니어박람회는 후원금 1억원을 포함해 1억85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니어박람회는 2023년 사업계획에서 제대로 설명조차 되지 않고 중앙회가 독단적으로 진행해 물의를 빚었으며, 진행과정도 매끄럽지 않아 비판을 받은 바 있다. 

◇2024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의 쟁점

2024년 대한노인회(중앙회) 총 지출예산은 44억800만원으로 지난해(34억100만원)보다 10억700만원 증액된 것으로 보고됐다. 

노인자원봉사사업 예산은 전년과 동일했고, 취업지원사업 예산이 128억27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6억600만원 늘었으며 이 가운데 인건비로 4억1600만원 증액됐다. 그러나 2023년 취업지원 연말예산이 126억1000만원으로 늘어 실제 증액은 2억2600만원이다. 

역삼동 청사 공사비로 5억원을 배정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해 치매예방사업 국고보조금을 역삼 청사 리모델링 비용으로 지출하고도 추가로 거액을 배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경로당중앙지원본부 운영예산(2023년 4억68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경로당사업이 민간위탁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경로당지원은 지자체 사업이기 때문에 중앙회 사업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기획재정부의 요구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경로당중앙지원본부는 사라지고 명칭도 노인여가복지지원본부로 바꾸기로 했다는 것.

이에 대해 노인회 관계자는 “대한노인회의 가장 큰 3가지 사업(경로당지원, 자원봉사지원, 취업지원)이 모두 공모 및 위탁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중앙회는 각종 노인복지 사업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게 됐다”면서 “대한노인회는 경로당이 근간인데 경로당 사업에서 배제된다면 중앙회가 존립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 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2024년 사업에 대해 설명하면서 “노인의날 행사 사업비가 지난해보다 6억2500만원 증액됐으며, 성대하게 치르려고 한다. 어버이날 사업비도 2억6000만원 새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A이사는 “기념품 및 식대가 2억5000만원에 공연 무대 예산이 3억이라니, 노인의날 행사를 얼마나 거창하게 하려고 그렇게 예산을 많이 늘렸느냐”며 “이렇게 많은 돈을 쓴다는데, 이 돈으로 연합회‧지회를 지원해줄 수 없겠느냐”고 말했다.

B이사는 “예산안을 이렇게 두루뭉수리하게 만드니 이견이 많은 것”이라며 “이렇게 많은 돈을 쓰겠다고 했는데, 산출 근거를 내놓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범수 기획운영본부장은 “(노인의날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올해 9월 경에 예정돼 있고 복지부와 협의해서 진행할 예정이다”고 답변했다.

C이사는 “이사회 회의 자료를 최소한 일주일 전에는 보내줘야 하는데 어제 저녁에 퇴근하고 난 뒤에 왔다고 하더라. 이사들에 검토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느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 임명 건 등 쟁점

김 회장은 새로 위촉되는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이사들에 제출된 자료에는 홍광식 부회장, 김동진 상임이사, 정용구‧김효진 이사, 어호선 고문, 황진수 한국노인복지정책연구소장, 서석구 변호사 등 7인이 기재돼 있으나, 김 회장은 김효진 이사 대신 김상훈 이사(한국청소년육성회 부총재)를 선관위원으로 언급했다.

김효진 이사는 김호일 회장의 친동생이다. 동생을 중앙회 이사로 선임하는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한데, 선관위원에도 명단을 올리면서 비판의 소리가 나오자 김 회장이 임기응변으로 명단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명단을 들은 연합회장들은 선관위원에 등기 이사(연합회장 등 당연직 이사)가 한 명도 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한 연합회장은 “선관위원 7명 중에 등기이사가 2명 들어가는 게 관례”라면서 “등기이사가 안 들어가면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 회장은 “규정이 그렇게 안 돼 있다. 각급 회장은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겸임할 수 없다고 돼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김 회장의 답변은 선관위 규정을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 규정에 “각급회 회장은 당해 위원회의 위원을 겸임할 수 없다”는 내용은 명기돼 있으나, 이는 각급회를 이끄는 당사자(중앙회 선관위에는 중앙회장, 연합회장 선관위에는 연합회장)가 위원을 겸임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제기가 나오자 김 회장은 “규정을 검토해서 여러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서 연구하기로 하고, 제의한 것은 통과된 것으로 선포하겠다”고 밀고나갔다. 

한 연합회장은 이에 대해 “당연직 이사를 선관위원에서 배제한 것은 납득할 수가 없다”면서 “규정에 대한 해석도 명확히 하지 않고 이렇게 이사회 안건을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구나 중앙회 홍보지에서는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원안이라면 김효진 이사가 선관위원이 됐다는 뜻인데, 이에 대해 중앙회는 명확한 해명이 요구된다.

이밖에 운영규정 일부 개정의 건도 통과됐다. 경로당중앙지원본부는 노인여가복지지원본부로 명칭 개칭되고, 취업개발본부는 삭제된다.

또 중앙회장, 연합회장 선거의 경우 후보자의 단독 등록이 확정됐을지라도 총회 인준을 거쳐 당선을 결정하는 것으로 개정된다. 이밖에 제주연합회의 경우 노인지도자대학장을 당연직 이사로 하는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한편, 이사회에서 황수연 이사(강남구지회장)와 김성보 이사(동두천시지회장)는 "이번 회의를 끝으로 사임 하겠다"고 사임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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