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인천 남동구지회 소속 만수5동봉사단 “봉사하면서 동네 분위기도 따뜻해져”
대한노인회 인천 남동구지회 소속 만수5동봉사단 “봉사하면서 동네 분위기도 따뜻해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2.23 13:45
  • 호수 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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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몸 어르신 말벗·식사 도움, 환경정화 등

2023 자원봉사대축제 복지부장관상 수상

만수5동봉사단원들이 홀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청소를 해주고 있다.
만수5동봉사단원들이 홀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청소를 해주고 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노인자원봉사단이 한 남자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대한노인회 인천 남동구지회(지회장 김동인) 소속의 만수5동봉사단은 우연히 한 40대 남자가 쓰레기통을 뒤져 버려진 음식을 먹는 모습을 발견했다. 단원들은 주민센터를 통해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는 남자가 사는 지하 단칸방을 찾아가 청소를 해주고, 음식과 옷가지를 제공했다. 

이순자 봉사단원은 “그 사람을 경로당으로 데려와 따뜻한 물로 목욕을 시키고 새 옷으로 갈아입히자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태어난 것 같았다”며 “한 사람의 삶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인자원봉사단의 봉사를 대수롭지 않게 봐왔던 일부 시민의 그릇된 인식을 바꿔놓은 신선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만수5동봉사단은 만수5동경로당의 70~80대 초반의 남녀 회원 20명이 2019년 7월에 결성했다. 창설 당시 봉사단장이었던 임대출 만수5동경로당 회장은 이전부터 경로당 주변과 마을 곳곳을 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등 거리청소를 해왔다. 임 전 회장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경로당으로 나와 달라고 호소하는 등 회원배가운동에 매진할 정도로 경로당 활성화에 진력했다고 한다.    

이 봉사단은 한 달에 두 번, 홀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말벗, 식사, 집안정리를 해주고, 공원과 골목 등 마을 곳곳을 돌며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난 1월 단장으로 내정된 채하성(83) 만수5동경로당 회장은 “처음에 봉사를 시작할 때 ‘봉사를 받을 나이에 웬 봉사냐’는 불평의 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모임이 거듭되면서 그런 분위기는 사라졌다”며 “이제는 봉사 나가는 날을 기다릴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봉사단이 활동을 시작한 후로 마을 풍경도 바뀌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 지역의 주민들은 서로 왕래하는 일이 드물었다. 그러나 홀몸 어르신들을 정성껏 돌보고, 공원 등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봉사단의 활동을 보면서 주민들의 닫혔던 마음의 창도 열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순현옥 단원은 “창문을 꼭꼭 닫고 살던 주민들이 우리를 보면 ‘수고한다’ ‘고맙다’는 인사도 한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전에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에도 관심을 갖고 보게 됐고, 더불어 사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2023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김동인 인천 남동구지회장은 “우리 지회는 10개 봉사단, 200명의 단원이 헌신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봉사 열정이 뜨거운 어르신들의 노고 덕분에 만수5동이 ‘살고 싶은 동네’로 바뀌어 간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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