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복통 유발하는 췌장염… 방치 땐 ‘암’ 발병 위험
심한 복통 유발하는 췌장염… 방치 땐 ‘암’ 발병 위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2.26 13:36
  • 호수 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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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염의 증상과 치료

소화효소와 인슐린 분비 어려워져… 담석증·음주 등이 발병 주요원인

체중감소·황달·당뇨 등의 증상 나타나… 내시경으로 담석 제거 치료를

그림=대한의학회
그림=대한의학회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췌장은 간과 함께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질환이 생겨도 초기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췌장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질환이 췌장염이다.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분류하는데 급성췌장염은 췌장의 기능이나 구조에 손상을 주지 않고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만성췌장염은 소화효소 분비와 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췌관의 불규칙한 확장과 손상이 영구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부장은 “급성췌장염은 상복부에 심한 통증을 유발하지만, 대체로 췌장의 기능이나 구조에 손상을 주지 않고 회복되는 반면 만성췌장염은 만성적 염증으로 인해 회복이 잘 되지 않고 합병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췌장암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췌장염의 원인

췌장은 흔히 이자라고도 불리는 소화기관이다. 우리 몸에서 췌장이 하는 역할은 크게 외분비와 내분비 기능으로 나뉜다. 외분비 기능은 소화효소가 포함된 소화액을 만들어 췌장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하는데, 췌장 효소는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의 소화를 돕는다. 내분비 기능은 주로 혈액의 당 수치를 조절하는 역할이다.

급성췌장염의 대표적인 원인은 담석증과 음주이다. 술은 췌장에 직접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으며, 담낭이나 간에 발생된 담석이 움직이면서 췌장의 입구를 막으면 담즙과 췌장액이 흐르지 못해 췌장세포의 손상을 불러일으켜 췌장염으로 발전될 수 있다. 이밖에도 중성지방혈증이나 다른 약제의 영향 등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알코올 때문에 발생되는 급성췌장염은 알코올 자체의 독성에 의해 췌장 조직이 일시적으로 파괴되면서 통증을 일으킨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이 체내로 들어오면 ‘지방산 에틸에스테르’라는 대사 산물로 변환되는데 이것이 췌장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흡연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밖에 자가면역성, 유전적인 요인, 약물 등에 의해 만성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췌장염의 증상

췌장염의 주된 증상은 심한 복통이다. 췌장에 염증이 생기면 췌장이 붓고 주변의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발생한다. 위쪽 복부 혹은 배꼽 주위에서 복통이 시작돼 등 쪽이나 좌측 옆구리로 뻗어 나가는 게 특징이다. 

복통은 술을 마시거나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은 뒤에 심해질 수 있는데 종종 식후 15~30분 정도에 발생해 수일간 지속되며 원인이 되는 요소가 제거되지 않으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만성췌장염의 증상은 강도나 발현 빈도가 환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일부 만성췌장염의 경우, 췌장이 80% 정도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어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췌장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더불어 소화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소화불량이나 체중감소, 영양실조 등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인슐린 분비가 감소돼 당뇨가 생기기도 한다. 

황달이 나타날 수도 있다. 담낭 결석으로 인해 발생한 급성췌장염인 경우에는 담석이 담관(담즙을 옮기는 관의 일부)을 막아서 황달이 생기게 되지만, 만성췌장염의 경우에는 섬유화로 딱딱하게 부은 췌장이 담관을 압박해 담즙이 간으로 역류하기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지방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한 뒤 대변의 양이 많거나 냄새가 심해지는 것도 췌장염의 증상 중 하나다. 

◇췌장염의 치료

급성췌장염은 금식 및 충분한 수액공급 등의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잘 치료가 되지만 일부 중증도 이상의 심한 췌장염에서는 신장 기능 저하, 저산소증 등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한 쇼크가 발생될 수 있어 전문적인 집중 치료를 필요로 한다. 

특히, 급성췌장염으로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며 약 50%가 발병 2주 이내에 급격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합병증과 사망률 감소에 매우 중요하다.

만성췌장염의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내시경 치료, 수술적 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특히 많이 시행되는 내시경 치료를 통해 췌장에 있는 담석을 제거하고, 췌관 협착이 있는 부위를 풍선으로 넓혀 주거나 췌관 내 배액관(분비물이 흐를 수 있게 만든 관)을 삽입해 시술한다.

장준희 부장은 “급성췌장염의 10~15%는 원인과 관계없이 중증으로 진행하게 되고, 췌장 세포가 터지면서 나오는 여러 활성화된 물질이 전신 장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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